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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영화] 새만금 일기 '살기 위하여'

2009-04-07 16:55

 이강길 감독의 다큐멘터리 '살기 위하여'는 새만금 간척 사업으로 생존을 위협받게 된 전북 부안 계화도 주민들의 싸움을 담은 영화다.

 '어부로 살고 싶다-새만금 간척 사업을 반대하는 사람들'(2001년), '새만금 핵 폐기장을 낳다'(2004년)에 이은 새만금 관련 세 번째 작품으로, 대법원이 새만금 공사를 계속 진행하라고 최종판결했던 2006년 3월 전후의 이야기를 담았다.

 10년째 새만금 주민들과 함께 생활하며 변해가는 새만금과 주민들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아 온 이강길 감독은 물막이 공사를 막으려고 몸싸움에 나서는 주민들을 보면서 "카메라를 놓아야 하는지 들고 있어야 하는지 갈등했다"고 고백했다.

 결국 이 감독은 한 손으로는 카메라를 들고 한 손은 같이 싸우느라 자신의 카메라에 자신의 손을 담기도 했다.

 감독의 고백대로 영화는 계화도 주민들 속으로 깊숙이 들어가 있다.

 주민 내부에서 일어난 갈등과 환경단체 활동가들에 대한 불만 등 민감할 수밖에 없는 사안들을 때로는 담담한 응시로, 때로는 직설적인 인터뷰로 담았다.

 새만금 사업을 '남의 일'로만 여겼던 사람들에게 새만금 사람들이 실제 겪는 아픔과 상처는 이런 것이라고 내보여준다.

 감독이 더욱 특별한 마음으로 바라본 것은 '이모', '형수'라고 부르는 여성 어민들이었다. 물막이 공사를 막겠다고 맨 앞에 몸으로 나선 것도, 어디서나 바다를 살려내라며 목청을 높인 것도 이들이었다.

 2006년 3월 16일 새만금 공사를 계속 진행하라는 대법원의 최종 판결이 났다. 남자들이 허탈한 웃음을 흘리거나 담배를 피우거나 흐느껴 울 때, 여성 어민들은 마을 사랑방에 모인다.

 그들은 음식을 나누어 먹으며 "만약에 하늘이 바다를 살려준다면 내 인생 다 바쳐서 바다를 위해 영원히 보존하겠소"라며 구성진 목소리로 목청 높여 노래를 부르고 웃으며 박수를 친다.

 기교없는 화면이 주는 울림이 가장 큰 장면이다.

 2007년 완성됐으나 인디스페이스와 시네마 상상마당, CGV 무비꼴라쥬 등 5개관에서 뒤늦게 개봉한다.

 16일 개봉. 12세 이상 관람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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