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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프로게이머' 임요환, "이름 석자 부끄럽지 않게 하겠다"

2009-04-07 08:02

 스무 살의 나이에 스타크래프트서 가장 암울한 종족으로 평가받던 테란을 선택해 e스포츠 황제의 군림하던 임요환이 어느 덧 우리나이로 서른 살이 됐다.

 한 때 60만명을 넘나들던 팬클럽은 이제 49만명 정도로 줄었지만 임요환을 지켜보는 이들은 주저없이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운다. 언제나 사명감에 불타는 그를 본다면 e스포츠 아니 스타크래프트를 모르는 사람들도 그에게 빠져들고 마는 것이다.

 임요환 이제 그를 e스포츠 최초 30대 프로게이머라 부른다. 후배들에 밀려 제대로 뛰지못하고 선수생활의 황혼길을 걷는 흐지부지한 선수가 아니라 임요환은 자신의 특별함을 언제 어떤 자리이건 유감없이 발휘해왔다.

 지난해 12월 공군에서 제대한 그를 지난 2일 MSL 서바이버 토너먼트 예선전이 진행된 서울 용산 e스포츠 상설경기장에서 만나봤다. 한층 단단해진 경기력으로 예선 결승까지 전승으로 올라간 그는 자신의 존재감을 유감없이 입증했다.

 더군다나 가장 강력한 결승행 라이벌로 지목되던 신대근이 초반 탈락하면서 그의 개인리그 본선 복귀에 대한 기대감은 어느 때 보다 높았다. 하지만 예선 결승전서 김동주에게 0-2로 덜미를 잡히며 아쉽게 개인리그 본선 무대 복귀에 실패했지만 그의 눈빛은 반짝거렸다.

 임요환은 목표는 이름뿐인 30대 프로게이머가 아닌 정상급 선수로 30대 중반까지 선수생활을 하는 것. 아무도 생각안했던 목표이기에 그의 투지와 의욕은 어느때보다 불타있었다.

 "아쉽죠. 그러나 어쩔수 없어요. 아직 부족 한거죠. 이 결과가 지금 현재 제 주소입니다. 저그전의 비중을 7, 프로토스전을 2, 나머지를 테란전 비중으로 삼았는데 그만 테란에게 당한거죠(웃음). 그렇지만 이제 시작이잖아요. 이번 MSL 예선전은 물 먹었지만 다음 번 예선전은 아직 시간이 2주 정도 남았으니깐 뚫고 올라가야죠".

 이어 그는 "한계같은거는 정하지 않고 있어요. 분명 신체적인 능력은 후배들보다 떨어질 수 있지만 그들이 가지고 있지 않은 경험은 분명 나만이 가지고 있는 재산"이라고 너스레를 떤 뒤 "다시 기본기부터 쌓는다는 마음으로 차즘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팬들에게 임요환의 진가를 보여드리겠다"며 각오를 불태웠다.

 SK텔레콤 복귀 이후 바쁜 일정 소화로 아직 완벽하게 예전 기량을 회복하지 못했지만 팀 내서도 임요환에 거는 기대는 큰 편. e스포츠의 아이콘인 그의 활약 여부에 따라 그 만큼 e스포츠 성장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 큰 이유다.

 박용운 SK텔레콤 감독은 "아직 목표로 잡아뒀던 부문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절대로 무시하지 못할 상태까지는 회복됐다"면서 "시간이 걸리더라도 본인이 기본기를 다시 철저하게 밟은 뒤 향후 스케줄을 소화하려고 해 제대로 페이스를 올린 이후는 기대하셔도 좋다"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임요환 또한 "공군때와 달라진 점이 있다면 이제 부담감이 사라졌다는 점이 가장 다른 점 같다. 그 당시에는 이기기 위한 승부였다면 지금은 더 앞을 내다보면서 승부를 걸고 있다"라고 자신이 그리고 있는 큰 그림에 대해 설명했다.

 팀 복귀 이후 생활에 대해 임요환은 "후배들과는 될 수 있는 한 부딪히지 않으려고 한다. 내가 아니더라도 최연성, 박용욱 등 훌륭한 코치들이 있고, 내가 나서면 어린 후배들이 더 부담스러워 한다"면서 "지금 팀 생활하는거에 만족하고 있다"고 활짝웃었다.

 이어 그는 "만약 제가 더 나선다면 팀 분위기가 안 좋아질수도 있을 것 같아요. 자제해야죠. 못 뛰어도 그게 팀을 위한 거라면 참아야 한다"고 속마음을 털어놨다.

 그러나 임요환은 지금 상태가 앞으로 모습이 되지는 않을 거라는 약속을 잊지 않았다. "말로만 약속을 드리지는 않겠습니다. 지켜봐주세요. 임요환이라는 이름 석자를 부끄럽지 않게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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