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땜질-재탕...'짠돌이' 방송가 설특집 실종

2009-01-22 08:59

 지난해 설 연휴에는 MBC TV 드라마 '쑥부쟁이'가 특집극으로 편성돼 잔잔한 감동을 줬다. 명절을 맞아 오랜만에 고향을 찾은 안방 시청자들은 드라마를 통해 부모의 사랑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올해는 시청자들이 연휴 TV 프로그램에서 이런 극적 감동을 접하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다. 명절 때마다 간간이 선보였던 방송 3사의 특집극이 올해는 한 군데에서도 선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사실 방송 3사는 최근 몇 년 동안 명절 특집극 제작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캐스팅이 어렵고 제작비가 상대적으로 많이 들지만 광고 등 수익 면에서는 기대만큼의 결과를 얻지 못해서다.

 하지만 올해처럼 방송 3사가 모두 설 특집 드라마를 제작하지 않은 적은 드물었다. 경제 불황이 닥치면서 일반 드라마의 편성마저 축소하는 마당에 특집극까지 제작할 여력이 없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드라마만 설 연휴 편성에서 빠진 것이 아니다. 명절 때마다 방송되는 장기자랑 프로그램, 파일럿 프로그램 등 몇 편을 제외하면 특집 프로그램의 상당수가 재방송으로 편성됐다.

 설 연휴인 26~27일의 방송사 편성표를 살펴보면 이런 분위기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설 특집', '베스트', '스페셜'이라는 수식어가 붙기는 하지만 낮시간대 프로그램의 대부분은 재방송이다.

 KBS 2TV는 26일 '명사와 함께 1박2일'(1부), '불후의 명곡 스페셜', '해피투게더 베스트', '스펀지 2.0 알아야 산다 스페셜' 등을 비롯해 27일에도 '명사와 함께 1박2일'(2, 3부), '김연아 스페셜' 등 재방송을 집중 배치했다.

 MBC도 'MBC스페셜-공룡의 땅', '우리 결혼했어요', '해피타임 스페셜'(이상 26일), '무한도전 베스트', '스타 댄스 배틀 스페셜', '스타의 친구를 소개합니다 스페셜' 등(이상 27일) 줄줄이 재방송을 편성했고, SBS의 '있다! 없다? 베스트'(26일), '패밀리가 떴다', '놀라운 대회 스타!킹 스페셜'(이상 26~27일), '골드미스가 간다'(27일) 등도 재방송이다.

 영화도 마찬가지다. KBS 1TV '달은 어디에 떠 있는가', MBC의 '본 얼티메이텀', SBS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내 생애 최악의 남자', '그놈 목소리' 등 일부를 제외하면 20여 편의 영화 모두가 예전에 지상파에서 한 번 이상 틀었던 작품이다.

 MBC의 한 관계자는 "광고 시장이 어려워지는 등 경제 불황이 심해 설 연휴 프로그램을 위해 과감한 투자를 하기가 쉽지 않았다"며 "예능 프로그램처럼 제작비가 상대적으로 적게 드는 프로그램을 통해 설 연휴 분위기를 내려 했다. 설 연휴가 예년에 비해 짧다는 점도 거창한 프로그램을 만들기 어렵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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