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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의 자존심, 신인 감독이 세웠다

2009-01-05 07:43

◇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나홍진, 강형철, 장훈, 이경미 감독
 지난해 위기와 불황으로 점철됐던 한국영화의 자존심을 신인감독이 세웠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시작은 '추격자'의 나홍진 감독이었고 그 끝은 '과속스캔들'의 강형철 감독이다.

 지난해 2월에 개봉한 영화 '추격자'는 순 제작비 35억 원에 마케팅 비용까지 포함해 총 60억 원의 금액이 투입됐다. '추격자'는 긴박감 넘치는 전개와 하정우 김윤석 등 주연배우의 호연에 힘입어 흥행에 성공했으며 507만 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추격자'는 96억 원의 수익을 올리며 대박이 났다.

 나홍진 감독은 단편 '완벽한 도미 요리' '한' 등의 작품으로 영화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일찌감치 감각 있는 차세대 신인 감독으로 관심을 모았다. 그가 처음 만든 장편 스릴러 '추격자'는 지난 한해 각종 영화제의 작품상과 각본상을 휩쓸었으며 나홍진 감독은 각종 감독상과 신인감독상을 거머쥐었다. 나홍진 감독은 '추격자'로 2008년 최고의 해를 보냈다.

 2008년 마지막을 '과속스캔들'의 신예 강형철 감독이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2009년 기축년(己丑年) 새해를 맞이하고 있다. 지난 12월 3일에 개봉한 영화 '과속스캔들'은 25억 원의 순 제작비를 들였으며 총 43억 원의 금액이 투입됐다. '과속스캔들'의 손익분기점은 140만 명이며 1월 4일까지 총 500만 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하며 대박을 터트렸다. 300개 이상의 스크린을 유지하며 장기 상영에 돌입하고 있는 '과속스캔들'은 '추격자'의 흥행을 넘어서서 최소 100억 원 이상의 수익을 남길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강형철 감독이 변주한 영화 '과속스캔들'은 웃음과 감동의 적절한 화음에 코믹의 타이밍을 적재적소에 살리며 관객들에게 큰 웃음을 전하고 있다. 여기에 신예 박보영과 아역 배우 왕석현이 시너지 효과를 내며 관객들은 영화를 2,3번 보며 폭소를 터트리고 있다. 토일렛픽쳐스의 안병기 대표가 강형철 감독의 시나리오로 그 가능성을 알아보고 영화 제작을 추진했으며 수 백 번의 각색작업을 거쳐 지금의 '과속스캔들'이 탄생했다.

 나홍진 강형철 두 감독의 입봉 작품에 초반 그 관심은 미미했다. 베테랑 감독들의 차기작에는 모두 예의주시하며 관심을 기울이지만 갓 입봉하는 신인 감독에게는 누구도 큰 관심을 갖지 않았다. 하지만 두 신인 감독은 보란 듯이 성공해냈고 반신반의하며 투자를 망설였던 이들은 이제 그들의 대박에 박수를 쳐야 할 상황이 왔다. 두 감독은 각기 극과 극의 장르에서 수려하게 연출을 해 내며 지난해 한국영화 불황의 늪에서도 흥행의 꽃을 피웠다.

 위의 두 감독 외에도 지난해는 신인 감독들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순 제작비 6억 5000 만원을 들인 '영화는 영화다'는 추석 극장가에서 선전하며 132만 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김기덕 감독의 제자인 장훈 감독은 적은 제작비로도 수려한 액션 장면을 뽑아냈고 소지섭과 강지환의 긴장감 넘치는 템포를 유지시키며 웰 메이드한 범죄 액션 드라마를 완성했다.

 단편 '잘돼가? 무엇이든'으로 각종 단편영화제의 영화상을 휩쓸었던 이경미 감독은 장편 '미쓰 홍당무'로 충무로에 안착했다. 비록 흥행에 성공하지는 못했지만 재기 발랄한 스토리와 짜임 있는 연출로 호평을 이끌어 냈다. 이경미 감독은 지난해 청룡영화상에서 각본상과 신인감독상을 동시에 받으며 수상의 기쁨을 안았다.

 사실 2008년 충무로는 불황과 침체의 한 해였다. CJ CGV가 1월부터 11월까지 집계한 전국 관객수는 모두 1억 3490만 명이었다. 지난해 대비 660만 명이 감소한 수치이며 한국영화의 붐을 이뤘던 2006년에 비해서는 무려 1500만 명이 줄어든 수치다. 이런 불황의 끝에 이들 신인 감독들이 한국영화의 단비가 되어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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