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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영화 이유있는 붐...'검증된 오락성' 스크린서 날개

2007-01-19 09:27

첨단기술 접목 잇단 흥행 '부활 성공'
뮤지컬 시장 급성장에 충무로도 동참

춤-노래 위주 단순 구성 관객 유혹
낯익은 배우에 값싼 문화생활 장점

장르 특성 살린 '창조적 재탄생' 필요
◇ '렌트'

◇ '시카고'

◇ '물랑루즈'

◇ '프로듀서스'

 뮤지컬영화의 러시가 뜨겁다. 뮤지컬을 원작으로 한 영화 '렌트'의 18일 개봉에 이어 영화 '프로듀서스'가 1주 간격으로 대기 중이다. 2006년 브로드웨이 최고의 히트작인 뮤지컬 '맘마미아'는 본격적인 영화 제작에 들어갔고 지금 미국 박스오피스에서는 뮤지컬영화 '드림걸스'가 예상외의 히트를 기록하고 있다. 바야흐로 뮤지컬 영화가 제2의 르네상스를 맞았다.

 

 뮤지컬영화는 유성영화와 그 시작을 함께한다. 뮤지컬영화는 1927년 '재즈싱어'를 시작으로 60년대까지 전성기를 이뤘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영화 '왕과 나(1956)',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61)', '마이 페어레이디(64)', '사운드 오브 뮤직(65)' 등이 모두 뮤지컬영화다.

 잘 나가던 뮤지컬영화는 1980-90년대 암흑기를 맞았다. SF와 대형 블록버스터 영화의 틈바구니에서 생명이 끝나는 듯했다. 그러나 2000년 라스 폰 트리에 감독의 영화 '어둠 속의 댄서'를 통해 다시 기지개를 폈고 세련된 화면과 최첨단의 기술이 접목된 잇단 흥행으로 부활에 성공했다.

 우리 영화업계도 이런 흐름에 발맞춰 뮤지컬영화에 주목하고 있다. 영화 '구미호 가족'과 '삼거리 극장'등 뮤지컬영화가 제작되어 관객에게 선보인 바 있다. 해외의 유명 뮤지컬영화도 마찬가지다. 영화 '시카고', '물랑 루즈'등의 흥행성적을 바탕으로 2005년 작 영화 '렌트'나 '프로듀서스'가 수입됐다. 어찌 보면 철이 지난 듯한 영화지만 수입하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최근 몇 년 사이 우리나라의 뮤지컬 시장은 급성장했다. 작년 공연된 뮤지컬은 무려 115편이었다. 국내영화 개봉작이 108편임을 감안할 때 상당한 수치다. 뮤지컬 부문이 전체 공연시장 매출의 56%를 담당했을 정도로 흥행성적도 좋다. 그만큼 뮤지컬 자체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뮤지컬 시장이 커졌으니 뮤지컬영화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특히 뮤지컬 '프로듀서스'나 '렌트'처럼 뮤지컬로 흥행에 성공한 작품은 나름 검증된 블루칩이나 마찬가지라 할 수 있다.

 이런 현상에 대해 뮤지컬업계도 고무적이다. 뮤지컬 장르 자체의 선전효과가 충분하기 때문이다. 대중적인 파급효과가 큰 영화라는 장르를 이용함으로써 뮤지컬은 자체 기반을 넓힐 수도 있으니 누이좋고 매부좋은 식이다.

 그렇다면 뮤지컬영화를 보는 관객은 어떨까.

 일단 뮤지컬영화는 즐겁다. 다분히 상업적이기도 하다. 복잡한 구성보다는 춤과 노래로 관객의 흥을 돋운다. 단순한 듯하지만 원초적이면서도 감각적인 즐거움에 지루하지 않다.

 가격 면에서도 부담이 없다. 최소 2만원에서 많게는 12만원을 호가하는 뮤지컬에 비해 영화는 비싸도 8000원이다. 조조시간대에 각종 할인카드까지 이용한다면 거의 공짜에 볼 수도 있다. 주머니 사정이 좋지 않은 요즘에 영화는 가장 보편적인 문화생활이다. 저렴한 가격으로 영화 자체의 재미는 물론이고 유명한 뮤지컬의 맛보기까지 가능하니 꿩먹고 알까지 먹는 효과인 셈이다.

 게다가 뮤지컬영화는 쉽다. 뮤지컬의 경우 노래가사를 못 들었다거나 잠시 한눈을 팔면 내용을 이해 못하는 경우가 많다. 반면 영화에는 친절한 자막이 있다. 중요한 부분은 각종 특수효과로 강조해 주니 내용을 이해하기가 편하다.

 출연진 또한 낯익다. 낯선 뮤지컬배우에 비해 영화배우들은 익히 알고 있는 유명스타들이 대부분이다. 영화 '시카고'의 주인공인 리차드 기어, 르네 젤위거, 캐서린 제타존스 등은 대부분이 알고 있지만, 뮤지컬 '시카고'의 출연진은 잘 모르는 게 사실이다. 유명스타를 기용한 영화가 뮤지컬보다 대중성을 담보하는 일은 당연할 지도 모른다.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한 뮤지컬영화는 당분간 그 열기가 식지 않을 태세다. 관객이나 제작자의 입장에서 모두 마다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다만 지금의 좋은 분위기를 앞으로 어떻게 끌고 가느냐가 문제다. 뮤지컬의 유명세를 등에 업은 단순한 '재생산'이 아니라 뮤지컬영화라는 장르적 특성을 살린 창조적 '재탄생'을 기대해 본다. < 이동욱 인턴기자 ggul2710@yah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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