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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남, 5-6일 세종문화회관서 데뷔 35주년 기념 공연

2004-09-30 11:44

"내가 판을 몇장 냈더라??…"

태어난 해 44년-45년 가물가물
히트곡이 '화개장터' 뿐이라고?
'내고향 삽교'등 수두룩 하잖아
에릭 클랩튼-엘튼 존이 내 또래
정말 우리세대 파워가 세긴 세!
 "날보고 '히트곡 없는 가수'라고들 하잖아. 사실은 그게 더 유리해."
 가수 조영남이 5일과 6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데뷔 35주년 기념 공연을 갖는다. '체험 노래의 현장'이라는 부제가 붙어 있다.
 그를 대면하면 뭔가 '정확한 게 없다'는 느낌을 받는다. 일단 태어난 해가 44년인지 45년인지 분명치 않다. 게다가 생일도 4월인지(이건 아버지 쪽의 주장) 8월인지(이건 어머니 쪽) 잘 모른다는 거다.
 
이미자 씨 음반이 60여장…
그보다 더 많을지도 모르지
대학때 '딜라일라' 처음불러
진짜론 올해가 데뷔 38년째
◇ 인터뷰 도중 기타를 잡은 조영남. 공연의 세트 리스트 정리에 한창이었다.
 "난 자기 판이 몇장 나왔는지 아는 사람이 제일 신기해." 현재 60장 정도 된다는 설과, 100장이 넘는다는 설이 있단다. 최근 데뷔 40주년 기념 공연을 갖고 있는 이미자의 음반이 60장 정도 된다고 하자 "내가 더 했는지도 몰라"라는게 대답이다.
 그럼 데뷔 35주년은 맞는걸까? 일단 첫 음반이 나온게 69년이라니까, 그때부터 따지면 당연히 맞다. 하지만 무교동 세시봉에서 톰 존스의 '딜라일라'를 처음 부른건 서울 음대 3학년때인 66년이니 사실은 올해가 데뷔 38년째.
 "그럼 2년만 더 있다가 '40주년 기념 공연'을 하면 되겠다"고 했더니 "그렇지, 그런게 '역사 바로세우기'지"라며 파안대소한다. 올해 60세(또는 59세?)라고는 믿을 수 없는 천진난만한 웃음이다.
 히트곡이 '화개장터'밖에 없다고? 그렇게 알고 있다면 조영남의 '작전'에 당한 거다. 후배 이장희가 "형도 히트곡을 낼 수 있다"며 만들어 준 '사랑이란' '불꺼진 창'외에도 '지금' '인생' '내고향 삽교' '최진사댁 셋째딸', 번안곡인 '제비' '딜라일라'를 연거푸 부르면 관객들이 "아, 내가 잘못 생각했구나" 하며 무릎을 친다는 얘기다.
 이번 무대에는 30년 지기인 김도향과 이장희가 등장한다. 왕년에 대학가요제 대상곡인 '꿈의 대화'를 함께 리메이크했던 김도향과는 '벽오동' '바보처럼 살았군요', 이장희와는 '나 그대에게 모두 드리리' '그건 너' 등을 함께 불러 올드 팬들의 향수를 적실 예정.
 그는 "목소리가 망가져서 대형 공연으로는 이번이 마지막이 될 것"이라고 공언한다. 그러나 4~5년만에 기타를 잡고도 코드 하나 틀리지 않는 그를 누가 늙었다고 할 수 있을까. "폴 매카트니(42년생), 닐 영(45년생), 에릭 클랩튼(44년생), 엘튼 존(47년생)이 전부 내 또래야. 야, 정말 우리 세대가 세다."
 현재 광주 비엔날레에 작가로 참여중인 그는 최근 일본 국제교류기금 초청으로 일본을 방문하고 돌아와 깊은 감명을 받았다. 내년에는 한일 수교 40주년을 맞아 모든 대사가 한국어인 일본 영화 '호텔 비너스'를 만든 톱스타 초난강을 한국에 초청할 계획도 있다.
 이밖에도 10여권의 책을 낸 작가 겸 방송인인 그는 요즘 '노래부르기에 좀 더 충실하지 않았던 걸' 새삼 후회하고 있는 중이다. 글쎄, 능력을 너무 많이 주신 하느님을 원망해야 하지 않을까.


 
피아노-기타 직접 연주…'희귀곡'도 불러

공연 길라잡이

 조영남은 이번 공연에서, 평소 쉽게 부르지 않았던 노래들을 대거 소개할 예정이다.
 예를 들면 '김군에 관한 추억'. 여기 등장하는 '김군'은 '아침이슬'의 김민기다. 미국에서 김민기가 오랜 도피 생활 끝에 죽었다는 소문을 듣고 노래로 조상(弔喪)을 한 셈인데, 한국에 돌아와 보니 너무도 멀쩡히 살아 있더라는 것. 아무튼 그 처연한 느낌만은 잘 살아 있다.
 멕시코 영화 '그녀에게'에 나왔던 '쿠쿠루쿠쿠 팔로마'도 그렇다. 브라질 최고의 가수인 카에타노 벨로소가 부른 이 노래를 듣고 너무도 깊은 감흥을 느껴 레퍼토리에 넣어 봤다.
 한참 노래 제목을 적고 지우고 하던 그는 "아차"하고 무릎을 치더니 '마지막 편지'를 써 넣었다. 제1착으로 공연을 예매한 여성 팬이 '이 노래를 꼭 불러 달라'는 메모를 남겼다는 거다.
 "내 노래 중에서 유일한 트로트야. 야, 정말 이 노래를 다 불러 보고." 그는 이번 공연에서 기타, 피아노는 물론이고 직접 일렉트릭 기타를 연주하며 '물레방아 인생(Proud Mary)'을 불러 노익장을 과시한다. 정말 '기대된다'는 말을 아끼기 힘들다. 1544-1555 < 송원섭 기자 f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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