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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팅게임 '카운터 스트라이크', PC방 유료화

2004-03-14 13:43

'카스 유료화' PC방 카운터펀치

스타일 네트워크 "월 1만5천원 내야 이용 가능"
VUG 불법 유통으로 계약업체 타격 등 파문

 국내 PC방에 70만카피 이상 설치돼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1인칭 슈팅게임 '카운터 스트라이크'(이하 카스)가 모두 무용지물이 된다. 또 그동안 무료로 제공되던 카스 온라인 플레이가 전면 유료화될 것으로 알려져 국내 업계와 팬들에게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게임개발 및 소프트웨어 유통사인 '스타일 네트워크'의 정경구 대표이사는 14일 "이달초 카스의 제작사인 '밸브(Valve)'와 '사이버 카페용 스팀(Steam, 카스 온라인 서비스)'에 대한 계약을 했다"며 "앞으로 PC방은 월 1만5000원을 내고 업소용 CD키를 구입해야만 게임을 서비스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정 대표는 "밸브는 PC방 온라인 서비스에 대한 권리를 유통사인 '비벤디유니버셜게임즈(VUG)'에게 준 적이 없는 데도, VUG는 불법으로 게임을 국내에 유통한 셈"이라며 "밸브가 VUG를 이미 고소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기존에 판매된 게임을 PC방에서 서비스하는 것은 IP 블로킹 방식으로 모두 통제하겠다"고 말했다. 카스 대회에 대한 모든 권리도 스타일 네트워크가 가진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로 밸브는 지난 주말 VUG에 이같은 사실을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국내의 서너업체는 치명적인 타격을 입게 됐다.
 전세계적으로 가장 큰 인기를 누리는 게임인 카스는 국내에서도 '포스트 스타크래프트'로 꼽힐 정도다. 특히 카스는 5명 이상이 한 팀을 이뤄 상대방과 기량을 겨루는 방식이 대부분이라, 국내 판매의 90% 가량이 PC방에서 발생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처럼 카스가 인기를 끌자 VUG는 지난해부터 게임을 여러가지 패키지 버전으로 나누어 한빛소프트와 손오공 두 곳에 팔아넘기는 등 시장을 극도로 혼란하게 만들었다.
 게다가 오는 26일 발매되는 카스의 후속작 '컨디션 제로'는 또 다른 업체인 웨이코스를 통해 유통하도록 계약했다.
 그러나 VUG와 계약한 국내 업체들은 앞으로 별 비중을 차지 못하는 개인용 판매만 담당하게 됐다. 결국 국내 업체들은 거액을 들여 VUG와 판매 계약을 했다가 주 고객인 PC방들로부터 외면당하고 결국 돈만 날릴 위기에 처한 것. 스팀 서비스에 가입하면 카스는 공짜로 다운로드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한술 더떠 이들 업체는 이미 게임을 구입한 PC방들로부터 손해배상 시비에 휘말릴 수도 있다. 지난해 또다른 스팀 권리를 확보한 넥슨의 경우 단순한 '콘텐츠 딜리버리(Contents Delivery) 서비스' 계약을 맺었을 뿐 PC방 온라인 서비스에 대해서는 아무런 권리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번 계약으로 '데이 오브 디피트'의 PC방 서비스도 불가능해졌다. 이미 지난 주말부터 국내 각 업체들은 비상이 걸렸다. 일부 업체는 아예 사업을 포기할 생각까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국에서는 지난 2002년말부터 이같은 온라인 유료화 정책이 시작됐다. 한 업체는 "VUG는 이런 사실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내업체에 아무런 언질이나 계약상의 명기도 없이 판매를 강행한 것은 물론 과당경쟁까지 유도한 셈"이라고 열을 올렸다.
 또 다른 업체는 "그러나 VUG는 이 건에 대해 아무런 대책이 없다며 손을 놓고 WoW 서비스 준비에만 열을 올리는 것 같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VUG는 지난해 워크래프트3 확장팩 유통사 선정과 WoW 파문에 이어 다시 한번 기업 이미지에 치명타를 입게 됐다. < 전동희 기자 temp@>
 
유저들 반발속 인기 계속될까

온라인투표 76% 유료화 반대, 랭킹 서버등 서비스 강화 계획
 온라인 유료화가 과연 카운터 스트라이크의 인기를 무너뜨릴까.
 그동안 공짜로 즐기던 게임에 돈을 내라고 하니 반가워할 사람은 거의 없다. 한 카스 커뮤니티 사이트의 온라인 투표에 따르면 76%가 유료화를 반대한다는 입장이다. 일부 유저들은 "결국 국내의 카스 열기를 없애버리고 유저와 PC방 모두 공멸할 것"이라며 비난하고 있다.
 그러나 PC방용 스팀 서비스를 준비 중인 스타일 네트워크는 반대의 생각이다.
 정경구 대표이사는 "그동안 카스 유저들이 가장 바라던 '통합 랭킹 서버'를 운영해 본격적인 붐을 일으킬 것"이라며 "결국 카스를 서비스하는 PC방은 더 많은 유저들을 끌어들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스타일 네트워크는 오는 5월부터 PC방용 스팀 서비스를 시작하며 전국 단위의 통합 매치업 서버를 개설할 예정이다. 이미 데이콤에서 유저 6만명을 한꺼번에 유치할 수 있는 서버 200대를 확보했다고 말했다. 즉 스타크래프트처럼 공식 '배틀넷'에서 수많은 유저들이 겨루며, 자신의 랭킹을 확인해 볼 수 있도록 한다는 것. 사실 카스 유저들로서는 이 부분이 가장 매력적이다. 카스 유저들은 단순히 경기를 즐기기 보다는 자신의 실력을 남들이 알아주는 것을 큰 명예로 여기기 때문이다. 게다가 스타일 네트워크는 이 서버를 이용해 매달 대규모의 카스 대회를 열어 상금을 지급한다는 계획. 본선 16강은 방송 대회로 열어, 본격적인 카스 스타들을 배출할 생각이다. 전체 상금 규모는 스타리그에 못지않은 수준으로, 카스 유저라면 누구나 귀가 솔깃한 조건이다. 물론 대회에 출전하는 선수들은 스팀 서비스를 하는 PC방의 소속 선수로 출전해야 한다. 각 가정에서 온라인으로 매치 서버에 접근할 수는 없다. 따라서 각 PC방들은 카스 온라인으로 더 많은 게이머들을 끌어들일 수 있다는 결론이다.
 "나 또한 지난 5년간 PC방을 운영했지만 그동안 카스가 유저들과 PC방에 준 혜택은 크게 없었다"는 정 대표이사는 "이같은 토너먼트로 인해 스팀이 PC방의 '엔젤 게임'이 될 수 있을 거라고 자신한다"고 말했다.
 한편 스타일 네트워크는 모바일용 게임 '비 주얼드(Be Jeweled)'를 개발 중인 업체로 CD나 DVD용 프로그램 '알콜 소프트'를 유통하기도 했다. 스팀 서비스 권리를 따내기 위해 지난해 5월 E3 때부터 밸브쪽과 접촉, 상당한 공을 들여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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