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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궁설민의 스타미학] <65> 허준호

2004-02-10 15:00

삶의 비린내 풍기는 '아웃사이더'
 그의 매력은 단연 위악적인 역에서 빛난다. 그의 부친이 그러했듯이 말이다. 날카롭게 파고드는 눈빛과 으르릉거리는 듯 강한 입의 표정에서 느껴지는 승냥이 같은 분위기는 다른 배우가 흉내 내기 어려운 그만의 개성이다.
 그는 말쑥하게 차려입은 신사가 아니라 거리의 뒷골목에 서있는 점퍼 차림의 아웃사이더다. 때문에 위장된 가식 대신 날것처럼 생생한 삶의 비린내가 풍기는 배우가 허준호인 것이다.
 그에게는 달콤한 로맨스 같은 것은 별로 어울리지 않는다. 대신 남자들의 세계에서 펼쳐지는 거친 언어와 몸짓으로 만들어내는 터프한 상황이 그의 영역이다. 그런 때의 그에게서는 칼날처럼 예리하고 드라이한 맛이 느껴진다.
 그러나 그의 송곳 같은 눈빛 너머에 훈훈한 사나이다움이 있기에 그는 위악적인 인물은 될지언정 진짜 악당은 되지 않는다.
 표현을 잘 하지 않는 무뚝뚝함 속에 담겨있는 진국 같은 인간미 때문에 그가 아무리 무서운 눈길로 쏘아보아도 소름끼치는 두려움의 대상은 아닌 것이다.
 '실미도'에서도 그는 위악적이었지만 결국 '플래툰'의 반즈상사가 아닌 인간임을 보여주었다.
 허준호의 마스크는 좁고 가파른 각도를 지니고 있어서 편안함 보다는 긴장감을 불러 일으키는 얼굴이다.
 그래서 긴박감 넘치는 액션이나 스릴러에서 물 만난 물고기가 되는 배우다. < 파티마 의원장, 성형미학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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