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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L 판 '토론토 랩터스' 혹은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 DB 비장의 무기 트리플 포스트

류동혁 기자

입력 2021-12-07 21:54

수정 2021-12-08 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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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L 판 '토론토 랩터스' 혹은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 DB 비장의…
오브라이언트(왼쪽)와 김종규. 사진제공=KBL

[스포츠조선 류동혁 기자] 원주 DB 프로미가 심상치 않다. 히든 카드를 준비하고 있다. '트리플 포스트'다.



전통적 트리플 포스트는 트랜지션을 중시하는 현대 농구에서 실패할 확률이 높은 시스템이다.

3명의 빅맨이 골밑을 물샐틈 없이 점거하고 골밑 수비를 강화한다. 미스매치를 유발해 세트 오펜스를 진행한다. 단, 약점은 명확하다. 외곽 수비에 문제가 생긴다. 트랜지션이 떨어진다. 상대 3점슛과 속공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2대2 수비 시 픽 & 팝에 맥없이 당하거나, 오히려 가드들의 미스매치에 당할 부작용도 많다. 대표적으로 현대 모비스는 함지훈 이종현, 그리고 외국인 선수를 모두 기용하는 트리플 포스트를 사용했다가, 유재학 감독은 테스트를 시급히 종료했다. 득보다는 실이 많다는 판단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NBA의 또 다시 트렌드는 '롱 볼'이다. 트랜지션과 속공, 그리고 3점슛으로 대표되는 '스몰볼'의 반대 개념이다.

긴 윙스팬과 다재다능한 빅맨을 무차별적으로 코트에 넣어 시너지를 얻는 방식이다. 대표적으로 토론토 랩터스와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가 있다.

토론토는 윙스팬이 2m13 이상되는 선수가 무려 6명이다. 윙맨이자 빅맨인 이들을 로테이션을 돌리면서 상대 공격을 압박한다. 윙스팬(길이)으로 상대 패싱을 차단하고, 골밑을 점령한다. 단, 윙맨의 조건은 나쁘지 않은 스피드와 외곽의 미스매치를 견딜 수 있는 다재다능함이다. 현지에서는 이런 '롱 볼'을 대표하는 용어로 '렝스 앤 버새틸리티(length and versatility)'라고 표현한다.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도 있다. 주전 센터 재럿 앨런, 올 시즌 외국인 선수 1순위 에반 모블리가 트윈 타워를 형성한다. 여기에 핀란드 출신 로이 마카넨, 스트레치 형 빅맨 케빈 러브를 로테이션으로 돌린다. 즉, 3, 4, 5번이 모두 2m10 이상의 빅맨으로 구성된 '빅 라인업'이다.

즉, 전통적 트리플 포스트와 가장 큰 차이점은 빅맨의 스피드와 다재다능함이다.

DB는 그런 구조를 갖추고 있다. 김종규는 뛸 수 있는 빅맨이다. 미드 레인저 점퍼 뿐만 아니라 간간이 적중률높은 3점슛도 쏜다. 즉 내외곽이 모두 가능한 자원이다. 상무에서 강상재가 가세했다.

강상재 역시 전자랜드(현 한국가스공사) 시절 리그 대표적 스트레치 형 빅맨이었다. 이상범 감독은 "강상재가 3.5번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한 이유다. 여기에 두 명의 외국인 선수 조니 오브라이언트와 레나드 프리먼도 전통적 빅맨은 아니다. 내외곽이 가능한 다재다능함을 갖추고 있다.

이상범 감독은 7일 삼성과의 경기에서 승리한 뒤 "천천히 강상재와 김종규의 공존을 계속 테스트할 예정"이라고 했다. 두 선수가 함께 코트에 서면 40분 내내 DB는 3명의 빅맨이 서게 된다. 로테이션 멤버로 윤호영도 있다.

스피드와 외곽 능력을 지난 선수들이기 때문에 상대 입장에서는 40분 내내 미스매치에 고생해야 하는 시스템이 만들어진다. 단, 여전히 조직력이 중요하다. 성공할 경우, 시즌 중, 후반 그리고 플레이오프에서 DB는 강력한 무기를 얻게 된다.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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