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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끝 4강 5차전 장외 관전포인트 '새로운 역사가 걸렸다'

최만식 기자

입력 2021-04-29 06:07

벼랑끝 4강 5차전 장외 관전포인트 '새로운 역사가 걸렸다'
4강 PO 1차전이 끝난 뒤 인사를 나누고 있는 전창진 감독과 유도훈 감독. 사진제공=KBL

[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KBL 역사가 바뀌나.'



2020∼2021 프로농구 전주 KCC와 인천 전자랜드의 4강 플레이오프(PO)가 벼랑 끝까지 왔다.

전자랜드에겐 최상의 시나리오, KCC엔 최악의 시나리오다. 2연승으로 챔피언결정전을 향한 7부 능선까지 넘었다가 2연패를 당한 KCC는 일단 심리적으로 크게 몰렸다.

반대로 전자랜드는 3,4차전에서 압도적인 경기력을 뒤늦게 쏟아내며 사기가 충만해 있다. 이제 남은 것은 29일 전주에서 열리는 벼랑 끝 혈투. 양팀의 전력이나 부상 공백 등 경기 내적 변수는 이미 드러난 상황. 경기 외적 관전포인트에 눈길이 간다. 여기엔 한국농구연맹(KBL) 역대 PO와 구단의 역사가 걸려 있다.

정규리그 5위로 도전자 격인 전자랜드는 '확률 제로'를 뒤집는데 도전한다. 우선 전자랜드는 역대 PO(6강 포함)에서 KCC를 한 번도 따돌리지 못했다. 2008∼2009시즌 6강에서 처음 KCC를 만나 2승3패로 밀렸고, 유도훈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2010~2011시즌(4강)과 2017~2018시즌(6강)에도 내리 KCC에 벽을 넘지 못했다. 구단 PO 역사에서 KCC 상대 '성공률 제로'를 뛰어넘느냐가 이번 5차전에 걸린 것이다.

매각 직전 구단의 챔프전 역사도 걸려 있다. 전자랜드는 이번 시즌을 끝으로 새 주인에게 매각된다. 전자랜드는 인천 대우를 시작으로 신세기 빅스-SK 빅스를 거치는 매각 변천사를 갖고 있다. 원주 나래-TG삼보-DB, 안양 SBS-KGC인삼공사, 기아 엔터프라이즈-현대모비스, 나산 플라망스-골드뱅크-코리아텐더-KTF-KT(KTF 승계)도 매각을 통해 구단주가 바뀐 경우다.

이들 구단 가운데 매각 직전 마지막 시즌에서 챔프전에 진출한 경우는 2004∼2005시즌 TG삼보뿐이다. 당시 TG삼보는 정규리그-챔프전 통합 우승을 이룬 뒤 DB에 매각됐다. 공교롭게도 당시 사령탑이 전창진 KCC 감독이다. 전 감독이 자신이 갖고 있는 유일한 기록을 계속 '유일하게' 남겨 놓을지 여부가 5차전에 달렸다.

이른바 최초의 '역스윕'도 관심사다. 1997년 KBL 리그 출범 이래 총 23시즌(코로나19 조기 종료 2019∼2020시즌 제외) 동안 총 46번의 4강 PO가 있었다. 이 가운데 최종전(1997시즌 7전4승제 포함)까지 간 경우는 총 8번. 나머지는 3승 또는 3승1패로 끝났다.

이들 8번의 최종전에서 올 시즌처럼 2연승-2연패의 '몰아주고, 몰아받기' 행보를 보인 경우는 두 차례였는데, 최초 2연승을 한 팀이 모두 최종전에서 승리해 챔프전 티켓을 거머쥐었다. 2002∼2003시즌 TG삼보와 2016∼2017시즌 서울 삼성이 그랬다. KCC로서는 기분 좋은 기록이다. 특히 2002∼2003시즌 창원 LG를 상대로 2승2패 뒤 최종전 승리의 시초를 만들 때 TG삼보를 이끈 이가 감독 데뷔 시즌을 치렀던 전 감독이었다. TG삼보 매각 직전 통합우승 전력까지 감안하면 전 감독은 위기에서 강한 사나이였다는 게 역사에서도 입증된 셈이다.

PO에서 한 번도 넘지 못한 KCC를 넘어 구단 최초이자 마지막 '2시즌 연속 챔프전'을 노리는 전자랜드. '역스윕'을 허락한 적이 없는 전 감독. 5차전에서 PO 역사에 어떤 새로운 내용이 추가될지 관심이 모아진다.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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