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는 지난 11일 안양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안양 KGC와의 '2020~2021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PO) 1차전에서 80대90으로 졌다. KT 입장에서는 아쉬움이 크게 남을 법한 경기다. 이날 KT는 경기 초반부터 허 훈-양홍석-김영환 등이 활약하며 승기를 잡아나갔기 때문이다. 전반을 45-41로 마친 KT는 3쿼터 중반까지도 앞서나갔다. 그러다 3쿼터 막판 역전을 허용했고, 60-62로 뒤진 채 4쿼터를 맞이한다.
결과적으로 이날 경기의 승부처는 4쿼터였다. KGC는 4쿼터 초반의 흐름을 주도하며 점수차를 서서히 벌려 나갔다. 이런 상황에 서 감독은 중요한 결단을 내렸다. 6분12초가 남은 상황에서 에이스인 허 훈을 벤치로 불러들인 것. 그리고 허 훈은 다시 코트로 나오지 않았다. 결국 KT는 재역전의 동력을 잃은 채 10점차로 지고 만다.
하지만 이것보다 더 중요한 의미가 숨어 있다. 바로 '젊고 경험 없는' 선수들에게 강한 경각심을 심어주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해석해볼 수도 있다. 이날 KT는 예상을 깨고 초반 분위기를 리드했다. 3쿼터 중반까지 앞서 있었다. 이 분위기를 계속 이어나갔다면 1차전 승리팀이 될 수도 있었다. 하지만 갑자기 수비 조직력이 무너졌다. KT의 강점이자 약점이 '젊은 패기'인데, 이번 경우에는 약점으로 부각된 탓이다. KT 선수들은 너무 일찍 승리를 확신했다가 KGC가 끈질기게 추격해오자 허무하게 기운을 잃어버렸다. 서 감독이 경기 후 "오늘은 상대가 잘했다기 보다는 우리가 못해서 졌다"고 한 건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