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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억>42억>36억' 최재훈 장성우보다 적은 몸값, 첫마디는 미안함이었다[SC핫플레이어]

정현석 기자

입력 2021-12-27 00:49

수정 2021-12-27 0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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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억>42억>36억' 최재훈 장성우보다 적은 몸값, 첫마디는 미안함이…
2021 KBO리그 NC다이노스와 삼성라이온즈의 경기가 29일 창원 NC파크에서 열렸다. 삼성 강민호 창원=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21.10.29/

[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한화 포수 최재훈(32)의 FA 1호 계약은 시장에 잔잔한 파문을 일으켰다.



5년 최대 총액 54억원. 공-수에 걸쳐 맹활약 하는 훌륭한 포수지만 '그래도 너무 후하게 준 게 아니냐'는 평가가 주를 이뤘다.

이번 겨울 총액 100억원 이상만 무려 5명을 배출한 FA 이상 열기의 출발점이었다.

그의 계약은 포수 FA 시장에도 여파를 미쳤다. 골든글러브를 놓고 경쟁했던 최고 포수 강민호(36)와 우승 포수 장성우(31) 계약의 기준점이 됐다.

장성우는 4년 최대 총액 42억원에 원 소속팀 KT와 계약했다. 연평균으로 환산할 때 10억원을 살짝 넘는 최재훈과 엇비슷한 규모. 올시즌 WAR(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도)가 1.73으로 최재훈(3.67)에 못 미쳤지만 우승 프리미엄을 누렸다. 안방을 안정감 있게 꾸리며 KT의 창단 첫 우승을 이끈 공로를 크게 인정받았다.

가장 궁금한 선수는 강민호였다.

최재훈 장성우를 제치고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리그 최고의 포수. 공-수 기여도 등 객관적 지표에서도 단연 으뜸 성적이었다. WAR도 3.86으로 세 선수 중 가장 높았다.

C등급으로 무겁지 않은 몸. 삼성에 남느냐, 떠나느냐로 한동안 큰 관심을 모았다.

강민호의 선택은 푸른피 삼성라이온즈였다. 수차례의 밀당 끝에 잔류를 최종 선택했다.

지난 23일 계약을 마친 강민호는 "계약이 늦어져서 죄송하다. 신중하게 고민하다 보니 늦어진 것 같다. 잔류가 첫 번째 목표였다. 좋은 결과로 이어져 기쁘다"고 말했다. 그의 첫마디는 계약소식을 애타게 기다린 팬들과 동료들을 향한 '미안함'이었다.

그는 잔류 확정 후 자신의 잔류를 목 빼고 기다린 원태인에게 전화를 해 "미안하다. 다른 팀 가게됐다"는 장난으로 사랑하는 후배를 기겁하게 했다.

강민호의 계약이 늦어졌던 건 다른 팀 오퍼를 지렛대 삼아 돈을 엄청나게 더 받아내기 위한 건 아니었다. 그는 처음부터 삼성 잔류를 염두에 두고 있었다.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구자욱에게 함께 사진찍기를 청하며 "마지막이 될지 모르는데"라는 특유의 너스레를 떨었다. 반대 해석이 가능한 농담. 또한 '동료들이 잔류를 간절하게 원한다'는 말에 "홍(준학) 단장님 어디 계시죠?"라며 주위를 기웃거리는 제스처로 최종 선택지는 삼성일 것임을 암시했다.

다만, 예상보다 늦어진 건 몸값이 곧 자존심인 프로 세계에서 후한 대우를 받은 타 팀 후배들과의 비교선상에서 잠시 망설임의 시간을 가졌을 뿐이다.

어쩌면 획일적 기준일 수 있는, 상대적으로 많은 나이 탓에 미래가치를 후배들보다 인정받지 못했지만 강민호는 명실상부한 리그 최고 포수다. 상대적 액수가 적다고 그 가치가 변하는 건 아니다.

새로운 '포수왕국'으로 거듭난 삼성 라이온즈. 2022년 더 큰 도약의 출발선상에 강민호가 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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