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뉴스

'화려했던 빅리그 커리어는 뒤로', ML 90승 투수 코리안드림 이룰까

노재형 기자

입력 2021-12-23 10:26

수정 2021-12-23 10:27

more
'화려했던 빅리그 커리어는 뒤로', ML 90승 투수 코리안드림 이룰까
SSG 랜더스 유니폼을 입게 된 이반 노바는 뉴욕 양키스 시절이던 2011년 16승을 거뒀다. AP연합뉴스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KBO리그 역대 외국인 투수 가운데 메이저리그 경력이 가장 화려했던 선수는 2008년 KIA 타이거즈 호세 리마다.



리마는 메이저리그 통산 89승을 거두고 한국땅을 밟았다. 1999년 휴스턴 애스트로스에서 21승을 따내며 전성기를 보냈고, 부진을 겪은 뒤 2004년 LA 다저스에서 13승5패로 부활하기도 했다. 메이저리그 통산 89승102패, 평균자책점 5.26의 기록을 남겼다.

메이저리그 20승 투수가 온다고 하니 KBO리그 전체가 들썩였다. 당시 KIA 조범현 감독은 "체인지업이 좋고 제구가 안정적이라 믿음이 간다"고 평가했다. 메이저리그에서 전성기는 지났지만, 튼튼한 신체와 안정적인 경기운영, 무엇보다 풍부한 메이저리그 경험에 기대를 건다는 뜻이었다. 그해 삼성 라이온즈와의 개막전 선발투수가 리마였다.

그러나 리마는 오래 버티지 못했다. 가운데로 몰리는 공이 많은데다 타자 적응을 좀처럼 하지 못했다. 14경기에서 3승6패, 1홀드, 평균자책점 4.89의 부진한 투구를 한 끝에 시즌 도중 짐을 쌌다. 미국 독립리그를 전전하던 리마는 안타깝게도 2010년 5월 심장 마비로 세상을 떠났다.

리마는 KIA 시절 메이저리그 출신 서재응 최희섭 뿐만 아니라 다른 동료들과도 잘 어울렸다. 특히 양현종이 훗날 경기 후 "하늘에 있는 리마를 생각하며 던졌다"고 했을 정도로 깊은 정을 나눈 용병이었다.

그런데 최근 SSG 랜더스가 리마보다 더 화려한 빅리그 경력을 가진 투수를 영입해 화제다. 리마와 같은 도미니카공화국 출신의 우완 이반 노바다. 국내 팬들에게도 익숙한 이름이다.

1987년생으로 내년 서른다섯인 그는 2010년 뉴욕 양키스에서 메이저리그에 데뷔해 2011년 첫 풀타임 선발을 맡아 16승4패, 평균자책점 3.70을 올리며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팀내 CC 사바시아, AJ 버넷, 프레디 가르시아 등 내로라하는 베테랑 선발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양키스의 주축 투수로 각광을 받았다.

이듬해에도 12승을 거두며 활약한 노바는 이후 부침을 겪었지만, 2016년 피츠버그 파이어리츠로 옮기면서 12승을 따냈고 2017년과 2019년에도 두 자릿수 승수를 따내며 정상급 선발투수로 활약했다. 2016년 12월엔 피츠버그와 3년 2600만달러에 FA 계약을 맺기도 했다. 메이저리그 통산 90승77패, 평균자책점 4.38의 성적을 마크했다.

하지만 최근 2년 동안 그는 거의 실전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다. 코로나 팬데믹이 덮친 작년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에서 단 4경기에 등판했고, 올초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콜로라도 로키스에서 메이저리그 도전에 나섰다가 얼마 못가 방출됐다. 최근에는 도미니칸윈터리그에 출전해 6경기를 던졌다. 하지만 크게 우려할 부분은 아니다.

SSG는 노바에 대해 "평균 148㎞의 직구와 함께 투심, 체인지업, 커브 등 다양한 구종을 구사해 땅볼 유도능력이 우수하고, 무엇보다 다년간의 메이저리그 선발투수 경험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경기 운영 노하우를 보유했다고 판단해 영입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노바는 메이저리그 통산 땅볼 비율이 1.32로 상위 10% 이내에 들 정도로 땅볼 유도 능력이 탁월하다. 평균 92.1마일 투심과 79.6마일 커브 구사율이 65% 안팎이며, 리마보다는 구속, 무브먼트가 좋다는 분석이다.

노바도 리마처럼 30대 중반 메이저리그에서 갈 곳이 없어 KBO 문을 두드렸다. 노바 역시 16승을 거뒀던 10년 전 투수는 분명 아니다. 빅리그 90승 경력이 부담될 수도 있다. 하지만 내년 제대로 활약하면 최대 100만달러의 돈을 벌고 이후 빅리그 복귀도 가능하다. 그가 리마가 이루지 못한 '코리안 드림'을 이룰 지 지켜볼 일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