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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RA 6.82→1.76' 환골탈태 비결은? 구단 첫 2년 연속 20홀드 이룬 필승조의 속내 [인터뷰] (구승민)

김영록 기자

입력 2021-12-22 11:55

수정 2021-12-22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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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RA 6.82→1.76' 환골탈태 비결은? 구단 첫 2년 연속 20홀…
롯데 구승민. 스포츠조선DB

[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완전히 망가진 시즌이었는데…2년 연속 20홀드를 찍었다. KBO 역사상 7번째라고 하더라. 불펜이 2년 연속 잘하는게 이렇게 어렵다."



롯데 자이언츠 구승민에겐 천국과 지옥을 오간 시즌이었다.

올시즌초 바닥을 찍었다. 7월까지 전반기 평균자책점이 무려 6.82에 달했다. 물음표 가득한 선발진과 달리 신뢰받던 불펜마저 무너지면서 롯데는 한때 꼴찌까지 내려앉으며 침몰하는듯 했다.

하지만 시즌을 마친 구승민의 성적은 6승5패 20홀드 평균자책점 4.33. '올림픽 브레이크' 이후 완전히 달라진 롯데를 이끈 선봉장 중 한명이다. 후반기만 따지면4승1패 12홀드 평균자책점 1.76이었다. 구승민-최준용-김원중 불펜 3인방이 7회부터 이닝을 삭제하자 상대 타자들의 마음이 급해졌고, 그 결과 롯데는 후반기 전체 3위의 호성적을 거두며 마지막까지 가을야구를 경합했다.

구승민은 상무를 다녀온 뒤 2018년부터 필승조로 발탁됐다. 하지만 2019년 부진과 부상이 겹쳐 힘든 시즌을 보냈다. 2020년 부활했지만, 2021년 다시 격년제로 무너지나 싶을 정도의 마음고생이었다.

구승민은 괴로웠던 전반기를 "조바심이 컸던 것 같다"고 돌아봤다.

"작년에 잘해서(5승2패 20홀드 3.58) 기대가 큰 시즌이었다. 과정도 중요하지만, 프로는 결국 결과로 평가받는다. 특히 불펜은 2아웃까지 막아도 홈런이나 적시타 맞으면 '못했다' 평가받는 자리다. 한두번 실수했을 때는 '자 다음경기 잘하자'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꼬이려다보니 몇경기 연속으로 그렇게 되더라. 쫓기는 마음으로 던지다보니 결과가 좋지 않았다."

여름 휴식기가 큰 힘이 됐다. 스스로의 몸과 마음을 추스르고, 여유를 되찾을 수 있었다. 래리 서튼 신임 감독의 세심한 케어도 돋보였다. 그 결과 롯데 불펜은 후반기 최강으로 거듭났다. 지난해 8개, 올해 전반기 5개의 블론세이브였던 마무리 김원중의 블론세이브는 후반기에는 0이었다. 구승민은 "초반에 망가진 시즌을 만회하고 복구하는데 집중하다보니 어느덧 20홀드를 달성했더라. 만족할순 없지만, 자부심이 남는 시즌"이라고 회상했다.

후반기에 크게 달라진 비결은 뭘까. 구승민은 "삼진을 잡으려하기보단 상황에 맞춰 더 공격적으로 승부했다. 나를 상대하는 타자들은 직구 포크볼 2개만 생각한다. 구종은 단조롭지만, 최대한 정교하게 던지려 노력했다. 승부할땐 승부하고, 유인할 땐 유인하고. 전반기엔 이게 안됐다. 내가 잡으려고만 했다."

2년 연속 20홀드는 KBO 통산 안지만 주권 이동현 한현희 진해수 정우영에 이은 7번째 기록이다. 롯데 구단만 따지면 사상 처음이다. 쉬는 시간이 일정하지 않고, 경기 내내 대기해야하는 불펜을 꾸준히 잘한다는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를 보여준다.

구승민은 "지금은 잘 쉬고 있다. 11월말에 다시 몸만들기를 시작했다. 지금은 운동중"이라며 웃었다.

"마음 같아선 3년 연속 20홀드가 목표라고 하고 싶은데, 아무래도 2019년의 기억이 좋지 않다. 기록은 경기 끝난 뒤, 시즌 끝난 뒤에만 본다. 기록을 의식하고 무리하면 탈이 나더라. 내년 목표는 '전후반기 기복을 줄이는 것'으로 하고 싶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KBO 역대 연속 20홀드

1=안지만=2012~2015=4년

2=주 권=2019~2021=3년

3=이동현 한현희=2013~2014=2년

진해수 정우영=2019~2020

구승민=2020~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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