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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동원→미란다 마음 받은 14세 유망주 이름이 '영웅'. 운명이 될까

김영록 기자

입력 2021-12-20 14:47

수정 2021-12-20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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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동원→미란다 마음 받은 14세 유망주 이름이 '영웅'. 운명이 될까
사진제공=최동원기념사업회

[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시즌 MVP의 통큰 기부. 최동원상 상금의 절반을 쾌척한 아리엘 미란다의 마음이 중학생 유망주에게로 이어졌다.



부산 개성중학교 2학년 이영웅이 미란다 장학금의 주인공이 됐다. '미란다 장학금'은 한국 최고 프로야구 투수를 선정하는 '제8회 BNK 부산은행 최동원상' 수상자인 미란다가 상금 2000만원 중 절반을 흔쾌히 기부하면서 탄생했다.

'부산은행 최동원상'을 주관하는 최동원기념사업회(이사장 조우현)는 '미란다 장학금' 1천만 원 중 500만 원은 유소년 야구지원에 쓰이고, 나머지 500만 원은 초교, 중학교, 고교, 대학교 야구부에서 활약 중인 4명의 학생선수와 현역 독립야구단 선수에게 100만 원씩 지급할 예정이다.

12월 13일 기념사업회는 '미란다 장학금' 초교 대상자로 부산 양정초교 5학년에 재학 중인 학생선수 이승현을 뽑았다. 초교 2학년 때 형과 함께 최동원 야구교실의 문을 두들기면서 야구와 인연을 맺은 이승현은 양정초 야구부에서 투수와 중견수로 활약 중이다. 이어 중학교 대상자로는 부산 개성중학교 2학년 이영웅을 선정했다.

강진수 사무총장은 "부산·경남 중학교 야구부원 가운데 특출난 실력과 좋은 인성을 자랑하는 이영웅 학생선수를 '미란다 장학금' 대상자로 선정했다. 이영웅 선수가 더 건강하게 자라고, 더 큰 꿈을 키우는데 작은 동기부여가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밝혔다.

초교 2학년 때 리틀야구팀에서 야구를 처음 접한 이영웅은 3학년부터 엘리트 야구선수의 꿈을 키웠다. 개성중에서 투수와 외야수를 겸하는 이영웅은 중학교 야구계에선 "지금 이대로만 성장하면 부산을 대표하는 학생선수를 넘어 향후 프로야구에서 큰 역할을 할 선수"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영웅의 아버지 이영준 씨는 "영화 퍼팩트 게임을 함께 보면서 최동원이 얼마나 위대한 투수인지 얘기해준 적이 있다. 영화를 보고서 아이가 어떤 영감을 받았는지 그때부터 '커서 최동원 같은 대투수가 되겠다'는 얘길 입에 달고 살았다"며 "고 최동원 투수처럼 위대한 투수가 되는 것도 좋지만, 부모 입장에선 최동원처럼 바른 시민으로 성장했으면 하는 게 솔직한 바람이다. 사춘기에 자칫 흔들릴 수 있는 아이에게 큰 동기부여로 작용할 것 같다"고 전했다.

"흔히 중학교 2학년생을 가리켜 '중2병'이라고 하지 않나. (이)영웅이도 사춘기에 접어들면서 여러 면에서 흔들릴 수 있다고 본다. 마침 이럴 때 '미란다 장학금'을 받게 돼 아이부터가 마음을 다잡고 있다. '미란다 장학금' 대상자가 됐다는 소식을 듣고 아이가 '최동원 선생님이 내 인생의 롤모델이라면 미란다 선배님은 내가 왜 야구를 열심히 해야 하는지 동기부여를 주신 분'이라고 했다."

덧붙여 이영준 씨는 "영웅이에게 새로운 꿈이 생겼다. '크면 나도 야구선수로 성공해 미란다 장학금처럼 내 이름을 딴 장학금을 만들어 후배들을 돕고 싶다'는 게 영웅이의 새로운 꿈"이라며 "부족한 아이에게 큰 선물을 주신 미란다 선수와 기념사업회에 다시 한번 고개 숙여 감사드린다"는 인사를 전했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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