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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FA+외인 계약 끝' 속전속결 한화, 외부 FA도 잡을까? '장고' 불가피한 이유[SC초점]

박상경 기자

입력 2021-12-11 21:27

수정 2021-12-12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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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FA+외인 계약 끝' 속전속결 한화, 외부 FA도 잡을까? '장고'…
◇스포츠조선DB

[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내부 FA 최재훈(32)을 붙잡는데 성공한 한화 이글스가 또 하나의 숙제를 풀었다.



외국인 타자 마이크 터크먼(31)을 데려오면서 외야 한 자리를 채웠다. 중견수 뿐만 아니라 코너 외야수까지 책임질 수 있는 터크먼은 뛰어난 수비, 중장거리 타구 생산 능력으로 양키스 시절 큰 기대를 모은 바 있다. 올 시즌 이렇다 할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던 한화 외야진에 '외야 만능툴' 터크먼의 가세는 큰 희소식이다.

수 년 전부터 KBO리그 여러 팀의 관심을 받았지만, 좀처럼 손댈 수 없었던 선수였다. 한화는 터크먼과 접점이 만들어지자 곧바로 직원을 급파, 메디컬테스트까지 속전속결로 마치고 계약을 확정 지었다. 한화는 터크먼을 영입하며 외국인 원투 펀치 닉 킹험(30), 라이언 카펜터(31)와도 일찌감치 재계약을 완료했다. 재빠르게 최재훈을 붙잡았던 한화의 거침없는 실행력은 또 빛을 발했다.

이제 시선은 한화의 외부 FA시장 행보에 쏠린다. 한화는 외야 보강 숙제 탓에 스토브리그 전부터 외부 FA 영입전에 뛰어들 것으로 관측됐던 팀. 나성범(32), 김재환(33), 박건우(31), 김현수(33), 손아섭(33), 박해민(31) 등 실력과 이름값을 겸비한 외야 FA들이 시장에 나온 것도 한몫 했다. 이들이 정중동 행보 중인 가운데, 빠르게 숙제를 풀어가고 있는 한화가 손을 내밀 것이라는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이번 FA시장의 화두는 다년계약이다. 4년 이상 계약을 바라는 선수들이 대다수로 관측된다. 계약 규모가 곧 현재이자 미래 가치를 뜻하는 선수의 바람은 당연지사. 다만 다년 계약은 곧 총액 증가를 뜻한다. 외부에서 손을 내미는 한화가 이들을 잡기 위해선 적잖은 금액 투자가 불가피할 것이란 관측이 이어졌다.

한화는 '돈 문제'에서 꽤 자유롭다. 수 년간 적극적인 투자를 아끼지 않았던 모기업의 의지는 변함 없다. '필수 자원'으로 분류한 최재훈과 속전속결로 계약을 마칠 수 있었던 배경이다. 타팀의 외부 FA영입 변수인 샐러리캡 측면에서도 연봉 총액이 적은 한화에겐 큰 걱정거리가 아니다. '결단'을 내리면 머니게임에서 밀릴 여건이 아니다.

한화 프런트와 현장 모두 그동안 새 시즌을 리빌딩 연장선으로 봤다. 리빌딩 첫해인 올해 12무83패의 비싼 세금을 내면서 국내 에이스 김민우(26)를 발굴했고, 최재훈-정은원(21)-하주석(27)-노시환(21)으로 이어지는 골든글러브급 내야진도 구축했다. 김범수(26)-강재민(24)의 필승조 진입이라는 성과도 얻었다. 그러나 여전한 선발진 구멍, 내-외야 뎁스 부족 등 여전히 풀지 못한 숙제도 많다. 때문에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도 리빌딩의 연속성을 강조했다. 그는 보강 필요성을 이야기하면서도 "리빌딩이 한 시즌 반짝 성과에 그치지 않기 위해선 새 시즌에도 기존 젊은 선수들에게 꾸준히 기회를 부여하고 실전 검증 절차를 밟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한화 외야진은 여전히 플레잉타임을 쌓아야 할 선수가 많다. '빅리그 타격 장인' 조니 워싱턴 전 타격 코치(현 밀워키)로부터 타격 재능을 인정 받았던 장운호(27)를 비롯해 U-23 야구 대표팀에 합류했던 임종찬(20)이 대표적. 후반기 4번 타자였던 김태연(24) 역시 현재 내야 완성도나 체격 조건, 송구 능력 등을 고려할 때 주 포지션인 3루 보다는 외야 활용 쪽에 좀 더 무게가 실린다. 시즌 막판 반등 기미를 보였던 베테랑 중견수 노수광(31), 부상 복귀하는 유장혁(20)의 합류도 변수다.

터크먼 가세로 한 자리가 채워진 외야에서 외야 FA가 가세하면 이들에게 고른 플레잉 타임 분배는 어렵다. 결국 한화의 외야 육성 및 뎁스 강화도 지체될 수밖에 없고, 리빌딩의 방향성도 수정이 불가피하다.

외부 FA 영입은 투자 효율 면에서도 물음표가 달린다. 안방 뿐만 아니라 마운드, 타선까지 영향력이 상당한 내부 FA 최재훈과는 관점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 외부 FA 영입이 당장 윈나우를 이룰 만한 전력을 보장하지 않는 만큼, 기존 방향성의 수정까지 감수해야 할 정도로 절박한 문제라고 볼 순 없다. 다년 계약 바람 속에 세 자릿수 총액 탄생까지 예측되는 외야 FA시장의 풍향도 돌아볼 필요가 있다.

잠잠한 시장 분위기 속에서 한화도 당분간 장고를 거듭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스토브리그는 언제 꿈틀댈지 모르는 생물이다. 한화가 결단을 내린다면 내부 FA 잔류, 외국인 계약 때처럼 속전속결로 결과물을 이끌어낼 수도 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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