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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짊어진 1선발 부담 내려놓는다...'빈티지 류' 되찾을 기회

노재형 기자

입력 2021-11-30 14:30

수정 2021-12-0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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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짊어진 1선발 부담 내려놓는다...'빈티지 류' 되찾을 기회
토론토 블루제이스 류현진이 4년 연속 개막전 선발에 나설 가능성은 사실 크지 않다. AP연합뉴스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토론토 블루제이스 류현진이 3년간 짊어진 1선발 부담을 내려놓을 수 있게 됐다. 자연스러운 역할 이동이라고 보는 편이 옳다.



토론토는 FA 우완 케빈 가우스먼을 5년 1억1000만달러에 영입해 시애틀 매리너스로 떠난 사이영상 위너 로비 레이의 자리를 메울 1선발을 확보했다.

스티븐 마츠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4년 계약을 맺고 이별을 고해 토론토는 추가적으로 선발 한 명을 더 데려올 수 있지만, 에이스급은 아니다. 이로써 토론토는 가우스먼, 호세 베리오스, 류현진, 알렉 마노아로 이어지는 탄탄한 1~4선발 진용을 갖췄다.

ESPN은 이들 4명의 계약기간을 소개하며 '토론토는 가우스먼이 로테이션의 완성도를 높여줄 것으로 기대한다. 최소 2023년, 최대 2028년까지 지금의 로테이션을 유지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이제 토론토 팬들의 관심은 내년 개막전 선발을 누가 맡느냐로 모아진다. LA 다저스 시절인 2019년부터 3년 연속 개막전 선발로 나선 류현진이 '양위(讓位)'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현지 언론들은 가우스먼이 토론토와 계약에 합의했다는 소식을 전하며 그를 1선발로 표현하고 있다. 구단 생각도 다르지 않다. 연봉을 봐도 가우스먼이 1선발로 나서는 게 자연스럽다. 가우스먼의 평균 연봉은 2200만달러다. 2년 전 4년 8000만달러에 FA계약을 한 류현진과 최근 7년 1억3100만달러에 연장계약을 한 베리오스는 각각 2000만달러, 1870만달러의 평균 연봉을 받는다.

올해 성적도 가우스먼이 1선발이다. 33경기에서 192이닝을 던져 14승6패, 평균자책점 2.81을 올렸다. 베리오스는 32경기, 12승9패, 평균자책점 3.52, 류현진은 31경기, 14승10패, 평균자책점 4.37을 각각 마크했다. 가우스먼-베리오스-류현진 순이라고 보면 된다. 가우스먼은 올해 제구력과 삼진 비율, 직구 구속, 주무기인 스플리터의 위력이 데뷔 이후 최고치로 올라섰다는 분석이다. 이제 막 전성기를 열어젖혔다.

반면 류현진은 2018년 이후 평균자책점이 1.97→2.32→2.69→4.37로 매년 치솟았다. 피안타율도 0.221→0.234→0.234→0.258로 나빠졌다. 내년이면 35세가 된다. 부상 위험, 스태미나 관리 측면에서 늘 물음표가 달린다. 1선발 자리를 지킬 명분이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내년 시즌 개막까지는 4개월 정도가 남아 오프시즌과 스프링캠프에서 얼마든지 변수가 생길 수는 있다. 가우스먼이 시즌 준비를 제대로 하지 못한다면 류현진 또는 베리오스가 개막전에 나설 수도 있다. 하지만 가능성일 뿐이다.

찰리 몬토요 토론토 감독은 류현진이 이적해 온 지난해 개막전부터 에이스 대접을 해줬다. 올해도 8월 4일까지는 당당한 1선발이었다. 11승5패, 평균자책점 3.22를 마크한 시점이다. 그러나 시즌 마지막 10경기 가운데 3경기에서 7실점해 신뢰를 잃었다. 이제 몬토요 감독의 시선은 가우스먼으로 향할 게 분명하다.

그러나 류현진은 부담을 덜고 '류현진다움(vintage-Ryu)'을 되찾을 기회를 맞았다고 보면 아쉬울 건 없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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