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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수+타격+수비 완벽했던 3박자…첫 왕관 자격은 충분했다 [KT 우승]

이종서 기자

입력 2021-11-18 19:46

수정 2021-11-19 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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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수+타격+수비 완벽했던 3박자…첫 왕관 자격은 충분했다
15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KBO리그 한국시리즈 2차전 KT와 두산의 경기가 열렸다. 1회초 무사 1, 2루에서 KT 이강철 감독이 직접 마운드에 올라 소형준을 다독이고 있다. 소형준은 이후 무실점으로 이닝을 마쳤다. 고척=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1.11.15/

[고척=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깔끔한 셧아웃. KT 위즈가 창단 첫 정상에 섰다.



선발은 강력했고, 타선은 필요할 때 깔끔한 한 방을 날렸다. 상대의 흐름을 끊어내는 수비까지. KT에게 우승의 자격은 충분했다.

타이브레이커까지 치르면서 정규시즌 1위에 올랐던 KT는 창단 첫 한국시리즈 진출을 일궈냈다.

정규시즌 1위의 위엄은 한국시리즈에서 유감없이 발휘됐다. 푹 쉬고 나온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7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에 성공한 '가을 베테랑' 두산이지만, '우승 DNA'를 갖춘 이강철 감독의 노련함과 첫 우승에 대한 간절함이 남달랐던 KT 앞에서는 힘을 쓰지 못했다.

◇선발

KT는 '야구는 투수 놀음'이라는 말을 그대로 떠올리게 했다. 선발투수의 힘에서 차이가 확연히 났다. 두산은 어깨 통증이 있던 아리엘 미란다가 한국시리즈에 합류했지만, 100%의 컨디션이 아니었다.

반면 KT는 윌리엄 쿠에바스-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가 확실한 원투펀치로 있었고, '두산 킬러' 소형준, '원조 토종 에이스' 배제성이 선발로 나섰다.

올해 11승을 거둔 고영표를 불펜으로 돌리는 승부수에도 KT의 선발에는 빈 곳을 느낄 수 없었다.

첫 테이프는 타이브레이커의 영웅 쿠에바스. 쿠에바스는 1차전 쿠에바스가 7⅔이닝 1실점으로 확실한 기선제압을 했다.

2차전 소형준(6이닝 무실점), 3차전 데스파이네(5⅔이닝 무실점)가 모두 승리 투수가 됐다. 4차전 선발 투수 배제성 역시 6점이라는 든든한 지원에 5이닝 1실점으로 선발의 몫을 다했고 승리까지 품었다.

선발이 기본적으로 역할을 해준 가운데 이강철 감독의 승부수도 빛났다. 이강철 감독은 3차전에서 2피안타 2볼넷으로 호투를 펼쳤던 데스파이네를 과감하게 내리고 조현우를 올렸다. '김재환 킬러'로 1,2차전에서 모두 아웃카운트를 잡았던 조현우는 3차전에서도 김재환을 3구 삼진처리하면서 흐름을 완벽하게 가지고 왔다.

반면 두산은 6이닝을 넘긴 선발 투수가 없었다. 제한된 자원 속에서 4차전에 곽 빈이 3일 휴식만에 나갔지만, 1회를 채 막지 못하고 강판됐고, 두산도 일찌감치 백기를 들었다.

◇ 수비

지난해 첫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KT는 실책 6개를 저지르면서 무너졌다. 예방주사를 맞은 KT 수비진은 완벽하게 달라졌다.

이강철 감독은 투수와 수비수의 개별 능력을 고려해 시프트를 걸었다. KT의 시프트는 작두를 탄 듯 맞아 들어갔다.

KT 내야진의 호수비가 곁들여졌다. 승부처는 2차전이었다.

1차전을 잡은 KT는 2차전 소형준이 1회초 연속 볼넷을 내주면서 흔들렸다. 위기의 막내를 구한 건 '형님'의 수비였다. 타격감이 좋았던 페르난데스가 2루수 오른쪽으로 빠지는 안타성 타구를 날렸다. 2루수 박경수는 몸을 날렸고, 타구는 그림같이 글러브로 빨려들어갔다.

선취점 찬스를 날린 두산의 분위기는 차갑게 식었다. 동시에 이번 시리즈 패배를 직감했다.

박경수는 3차전에서도 몸을 날리는 수비를 한 차례 추가로 선보이면서 우승에 대한 간절함을 엿보게 했다.

박경수 뿐 아니라 3루수 황재균은 1차전 아찔한 실책 하나를 했지만, 이후 강습타구를 잇달아 잡아내는 집중력을 보여주면서 두산의 추격 흐름을 차단했다.

중견수 배정대는 4차전 7회 두산의 추격 찬스에서 정수빈의 슬라이딩 캐치로 아웃카운트를 올리면서 우승 분위기를 만들어냈다.

KT의 철벽 수비에 두산은 공격 활로를 찾지 못한 채 결국 질식했다.

◇홈런

단기전에서 분위기를 확실하게 가지고 있는 대포 한 방. KT에는 있었고, 두산은 너무나 늦게 터졌다.

1차전부터 3차전까지 KT의 결승타는 모두 홈런이었다.

주인공도 모두 바뀌었다. 1차전에서는 1-1 동점이던 7회말 배정대의 결승 솔로포가 터졌다.

2차전에선 1회초의 위기를 넘긴 뒤 1회말 황재균이 솔로포를 날리며 기선 제압을 이끌었다. 3차전에서도 투수전이 계속되던 5회초 박경수가 호투하던 미란다를 무너트리는 솔로 홈런을 날리면서 흐름을 가지고 왔다.

4차전 홈런은 우승을 안기는 축포였다. 두산은 0-5로 지고 있던 4회말 한 점을 만회했다. KT는 신본기가 5회초 생애 첫 포스트시즌 홈런을 날리면서 다시 흐름을 안겼다.

6-1로 앞선 8회초 대체 외국인 선수로 온 제러드 호잉이 쐐기 투런 홈런을 날렸다.

두산이 8회말 김재환이 솔로 홈런을 날렸지만, 이미 분위기는 KT로 넘어간 뒤였다.고척=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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