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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RA 6.62→2.84' 드라마틱한 사이영상 수상, FA 대박 겨냥

노재형 기자

입력 2021-11-18 12:03

수정 2021-11-18 13:37

'ERA 6.62→2.84' 드라마틱한 사이영상 수상, FA 대박 겨냥
사이영상 수상자 로비 레이는 이제 본격적인 FA 협상에 나선다. AP연합뉴스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토론토 블루제이스 로비 레이(31)는 18일(한국시각) 사이영상 수상자가 됐다는 소식을 듣고 "역경을 헤쳐나가는 건 인내에서 비롯된다"며 감격해했다.



그는 30명의 투표 기자단 가운데 29명으로부터 1표를 얻었다. 나머지 1위표 한 개는 뉴욕 양키스 게릿 콜이 가져갔다. 사실상 만장일치다.

레이의 사이영상 수상은 드라마틱하다. 그는 올시즌 초까지만 해도 사이영상과는 거리가 먼 투수였다. 이전 커리어 하이는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시절인 2017년으로 그해 15승5패, 평균자책점 2.89를 올리며 정상급 선발투수로 각인됐지만, 이후엔 기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지난해에는 2승5패, 평균자책점 6.62로 부진했다. 51⅔이닝 동안 무려 45개의 볼넷을 허용했다.

올해 시즌 개막 후 첫 두 경기에서도 10이닝 동안 9개의 볼넷을 내주며 극심한 제구력 불안이 지속됐다. 그러나 4월 25일 탬파베이 레이스전부터 5월 12일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전까지 4경기, 24⅔이닝 연속 볼넷을 한 개도 내주지 않았다. 6월 9일 시카고 화이트삭스전까지 9경기에서 54⅓이닝 동안 탈삼진은 76개인 반면 볼넷은 불과 5개 뿐이었다.

후반기 난조에 빠진 류현진을 제치고 토론토의 에이스로 떠오른 레이는 결국 13승7패, 평균자책점 2.84, 247탈삼진으로 시즌을 마감하며 생애 첫 사이영상의 주인공이 됐다. 평균자책점, 탈삼진, 투구이닝(193⅓)은 아메리칸리그 1위다.

그는 "난 내 자신에 기대를 많이 한다. 올시즌 들어서도 위대한 투수가 될 거란 기대를 했다"면서 "엘리트 투수가 되겠다는 승부욕, 동기부여가 없다면 스스로를 과소평가하는 것"이라며 소감을 밝혔다. 작년 그가 기록한 6.62의 평균자책점은 역대 사이영상 수상자의 직전 시즌 수치로는 가장 높다. 종전 기록은 2008년 사이영상 수상자 클리프 리가 2007년 마크한 6.29.

레이는 이제 FA 신분으로 사이영상 타이틀을 내세워 대박을 터뜨릴 일만 남았다. 그의 올해 연봉은 800만달러였다. 연봉 2500만달러 선에서 5년 이상의 장기계약이 가능해 보인다. 토론토를 떠날 수도 있다.

그는 이날 퀄리파잉 오퍼를 거절했다. 토론토를 포함해 모든 구단과 만날 수 있다. 수요는 차고 넘친다. LA 다저스와 에인절스, 뉴욕 양키스와 메츠,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등 빅마켓 구단들이 돈 보따리를 들고 달려들 기세다.

역대 사이영상 수상 후 오프시즌서 FA 협상을 한 투수는 8명. 그 중 4명은 원소속팀과 재계약했고, 나머지 4명은 팀을 옮겼다. 이적을 택한 투수는 작년 트레버 바우어(신시내티→LA 다저스), 1992년 그렉 매덕스(시카고 컵스→애틀랜타), 1989년 마크 데이비스(샌디에이고→캔자스시티), 1974년 캣피시 헌터(오클랜드→뉴욕 양키스)이고, 원소속팀에 남은 투수는 2004년 로저 클레멘스(휴스턴), 1996년 존 스몰츠(애틀랜타), 1990년 밥 웰치(오클랜드), 1984년 릭 서트클리프(시카고 컵스)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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