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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뢰 간다" ML 장인의 극찬, '투수 전향 후 1군 첫해 3점대 ERA' 비밀은[SC핫피플]

박상경 기자

입력 2021-11-18 00:59

수정 2021-11-18 10:00

"신뢰 간다" ML 장인의 극찬, '투수 전향 후 1군 첫해 3점대 ER…
◇한화 주현상. 스포츠조선DB

[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투수 전향 후 첫 1군 무대에서 3점대 평균자책점(3.58)과 리그 평균 직구 회전(2285rpm)을 뛰어 넘는 기록(2367rpm)을 남긴 투수라면, 미래는 충분히 기대해 볼 만하다는 평가를 내릴 수 있다.



이 기록의 주인공은 한화 이글스 주현상(29)이다. 2015년 신인 드래프트 2차 7라운드로 한화 유니폼을 입은 주현상은 2020시즌을 앞두고 타자에서 투수로 전향했다. 지난해 단 한 번도 1군 무대에 서지 못했지만, 올해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 체제에서 '투수'로 출전 기회를 얻었다. 주현상은 올 시즌 43경기서 50⅓이닝을 던져 2승2패4홀드를 기록했다. 올 시즌을 통해 주현상은 정우람, 강재민, 김범수가 지키는 한화 필승조에 준하는 위치까지 올라섰다는 평가.

이런 주현상의 활약 이면엔 호세 로사도 투수코치와 한화 전력분석팀의 협업이 빛을 발했다. 이들이 주현상에게 주문한 것은 낮은 코스의 제구가 아닌 '하이 패스트볼'이었다. 아직 덜 다듬어진 투수에게 자칫 장타를 허용할 수 있는 코스를 추천하는 것은 낮은 제구를 강조하는 통념과는 차이가 있다.

마이너리그 코치, 뉴욕 양키스 피칭 코디네이터 등을 지낸 호세 로사도 한화 투수코치는 주현상의 직구 회전력에 주목했다. 그는 "주현상은 직구 회전과 무브먼트가 좋아 높은 코스로 범타를 많이 유도할 수 있겠다는 확신이 있었다. 주현상도 처음엔 의아해 했지만, 시즌을 치러가며 이해했다"고 밝혔다.

이상우 한화 전력분석원은 "주현상은 직구 회전력과 수직 무브먼트가 좋기 때문에 굳이 낮게 제구할 필요 없이 존을 넓게 보고 높은 존을 활용하는 것이 좋다고 판단해 그 점을 강조했다. 주현상의 직구 평균 수직 무브먼트는 54㎝이며, 최고 60㎝ 이상을 기록해 팀 내에서는 물론 리그에서도 상위권"이라고 밝혔다.

주현상 스스로의 노력도 빛났다. 투구 이튿날엔 한화가 경기 중 실시간 데이터 축적 시스템을 기반으로 운영 중인 '히츠센터(HITS Center·Hanwha In-game Tactic Solution Center)'를 꼬박꼬박 찾아 자신의 직구 회전력, 회전 방향, 수직 무브먼트를 확인하고 보완점을 찾았다. 로사도 코치, 전력분석팀의 조언을 실행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로사도 코치는 "주현상이 야수 출신이라 타자로서 타격이 얼마나 어려운지 알고 있기 때문에 공격적으로 던지려는 마음가짐을 만들어주기 쉬웠다. 또한 투수로서는 하얀 도화지같은 상태였기 때문에, 조언을 흡수하는 속도가 빨랐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기본적으로 매우 열심히 하고 팀에 헌신하려는 선수다. 개인적으로 신뢰가 많이 간다. 새로운 것을 빨리 받아들이고 변화에 빨리 적응하는 성격도 함께 하기 수월했다"고 덧붙였다.

주현상은 "로사도 코치님께서 내 직구는 회전력이 좋기 때문에 타자들이 앞으로 쳐내기 어려울 것이라고 하셨다. 내 공을 믿고 높은 코스로 던지면 홈런을 맞기보다 헛스윙이나 뜬공이 훨씬 많이 나올 것이라는 말이었다. 그 말대로 낮은 코스 투구에 집착하지 않고 포수 마스크 높이로 던지려 하다 보니 뜬공이 많이 유도됐다"고 말했다. 올 시즌 주무기로 삼았던 체인지업을 두고는 "전력분석팀과 로사도 코치님이 함께 구종의 가치를 확인해준 덕분"이라고 고마움을 드러냈다.

한화는 주현상의 새 시즌 과제로 꾸준함을 꼽고 있다. 풀타임 불펜 투수가 되기 위해선 구위와 제구 뿐만 아니라 내구성을 바탕으로 꾸준한 성적을 유지해야 한다는 것. 올 시즌을 통해 가능성을 드러낸 주현상의 겨울나기는 그래서 더 중요할 수밖에 없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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