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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아웃 남기고 강판→감정 표출' 한화 김기중 "사실 그때는…"[마캠 인터뷰]

박상경 기자

입력 2021-11-16 16:00

수정 2021-11-16 17:15

'1아웃 남기고 강판→감정 표출' 한화 김기중 "사실 그때는…"
◇한화 김기중. 스포츠조선DB

[서산=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승리 요건을 눈앞에 두고 마운드를 내려가는 투수의 아쉬움은 클 수밖에 없다.



한화 이글스 신인 투수 김기중(19)도 그랬다. 지난 9월 25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 선발 등판한 김기중은 5회말 1사까지 노히트노런 투구를 펼쳤다. 첫 안타를 내준 뒤 아웃카운트를 추가한 김기중은 적시타를 맞으면서 실점했다. 계속된 2사 2루 상황에서 호세 로사도 투수 코치가 마운드에 올랐다. 한침 이야기를 나눈 뒤 공을 건넨 김기중은 마운드를 내려가면서 고개를 숙이더니 모자를 강하게 벗는 등 아쉬움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당시 대다수의 시각은 '그럴 만하다'였다. 1아웃만 잡으면 승리 요건을 갖출 수 있는 순간이었다. 투구수(79개)나 점수차 등을 고려하면 이른 교체였다. 앞선 경기에서도 승리 요건을 눈앞에 두고 마운드를 내려오는 경우가 잦았다.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은 당시 상황을 두고 "1아웃을 잡으면 승리 투수가 될 수도 있었지만, 연속 안타를 맞는다면 앞선 호투가 지워질 수도 있었다"며 "선수가 마무리 짓고 싶어 내려오기 싫은 감정에 대해선 좋게 생각한다. 하지만 표현하는 방식은 아쉬웠다. 야구는 혼자 하는 게 아닌 팀 스포츠고, 김기중은 이제 커리어를 시작하는 선수"라며 메시지를 전달했음을 밝혔다.

서산 마무리캠프에서 만난 김기중은 당시를 돌아보며 "앞선 몇 경기에서도 그런 상황이 반복됐는데, 내가 안타를 내주지 않았다면 승리를 챙길 수 있는 상황이었다. 나 자신에게 많이 아쉬워서 그런 행동이 나왔다"고 돌아봤다. 그는 "1군에서 지내며 선배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팀에 대한 책임감이 나도 모르게 커진 부분이 있었다. 그래서 아쉬움이 더 컸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신인 드래프트 2차 1라운드로 올해 한화 유니폼을 입은 김기중은 1군 15경기 53⅔이닝에서 2승4패, 평균자책점 4.70을 기록했다. 전체적으로 볼때 인상적인 기록은 아니었지만, 선발난에 시달리는 한화 마운드에 새로운 가능성을 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김기중은 "올해 많은 기회를 받았고 데뷔 시즌 1군 등판에서 승리 투수도 됐다. 많은 경험을 했다"며 "1군 첫 등판, 첫 승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밝혔다. 이어 "경기 전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선발 투수가 휴식 기간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를 정확하게 알게 됐다"며 "변화구 제구 등 타자와 유리하게 싸움을 풀어가야 더 좋은 투수가 될 수 있다는 것도 느꼈다"고 밝혔다.

팔꿈치 통증으로 재활군에서 마무리캠프를 출발한 김기중은 16일부터 퓨처스(2군)팀 훈련에 합류했다. 김기중은 "마무리캠프가 처음이라 어떻게 준비해야할지 고민이 많았다. 시즌이 끝났다고 해서 마냥 놀면 안된다는 생각이 컸다"며 "올해 잘 된 부분을 더 잘할 수 있게 만드는데 초점을 두고 싶다. 안된 부분도 생각하면서 보완해 나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프로에선 스스로 준비를 하고, 부상을 피하는 방법도 익혀야 한다. 그래서 더 철저히 준비를 해야 할 것 같다"고 강조했다.

서산=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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