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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전 PO '실책 6개' 반면교사, KS 위해 준비한 '고척돔 맞춤형 수비' 걸작이다[SC초점]

김진회 기자

입력 2021-11-16 15:57

수정 2021-11-16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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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전 PO '실책 6개' 반면교사, KS 위해 준비한 '고척돔 맞춤형…
15일 서울 고척스카이돔, KBO리그 한국시리즈 2차전 두산과 KT 경기. 1회초 무사 1, 2루 페르난데스의 타구를 박경수가 잡고 있다. 고척=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1.11.15/

[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1년 전이었다.



KT 위즈는 창단 첫 포스트 시즌(PS)에 진출했다. 그러나 그 감격이 13일 만에 사라졌다. 정규시즌 2위를 하며 플레이오프(PO)에 직행했는데 준PO를 거쳐 올라온 두산 베어스에 시리즈 전적 1대3으로 패했다. 가을야구에 처음 진출한 탓에 단기전 초보 티를 극복하지 못했다는 평가가 주를 이뤘다.

당시 이강철 KT 감독이 가장 아쉬워했던 건 PO에서 발생한 '실책 6개'였다. 지난해에는 코로나 19 여파로 시즌 개막이 늦어지면서 추운 날씨로 인해 PO부터 고척돔에서 경기를 치렀다. 헌데 고척돔은 인조잔디 구장 특성상 내야 땅볼 타구가 빠르고 외야로 공이 뜰 경우 천장 때문에 순간적으로 공을 놓치기 쉽다.

KT는 두산과의 1차전에서 2개, 3차전과 4차전에서 나란히 2개씩 실책을 범했다. 다만 실책을 한 여섯차례 이닝에선 다행히 실점을 허용하진 않았다. 그래도 내야수와 투수들이 빠른 땅볼 처리에 애를 먹었다.

그래서 이 감독은 올 시즌 한국시리즈를 준비하면서 수비력 향상에 심혈을 기울였다. KT 관계자는 "감독님께서 지난해 수비에서의 아쉬움을 반면교사 삼아 이번 한국시리즈를 준비하셨다"고 말했다.

이 감독이 맥을 짚은 포인트는 기가막히게 맞아떨어졌다. 특히 지난 15일 고척 두산과의 한국시리즈 2차전에선 4차례 병살타를 생산해내면서 두산의 추격 의지를 제대로 꺾었다. 무엇보다 1회 무사 1, 2루 상황에서 나온 2루수 박경수의 다이빙 캐치에 이은 병살타는 압권이었다.

경기가 끝난 뒤 이 감독도 "수비로 이긴 것 같다"며 승리의 원동력을 수비로 꼽았다. 이어 "1회 분위기가 다운되는 상황이었는데 박경수 수비에 더그아웃 분위기가 확 올라왔다. 그 뒤 소형준이 마지막 타자를 깔끔하게 막아줬는데 황재균이 분위기를 가져오는 홈런을 쳐서 그게 열쇠가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 막내가 던지는데 베테랑들이 집중력 있는 수비를 보여줬다. 경수, 재균, (강)백호가 (소)형준이가 이겨낼 수 있는 계기를 수비로 만들어줬다. 신구 조화가 잘 맞았다"고 밝혔다.

이어 "병살 4개를 잡았는데 모두 중요할 때 나왔다. 볼넷이 많았는데도 소형준이 버틸 수 있었던 것이 그 덕분이었다. 박경수와 황재균는 원래 수비를 잘하는데 강백호도 상당히 잘해주고 있다. 병살 플레이는 강백호의 몫이 대단히 컸다. 모든 선수들의 집중력이 플러스돼 있다. 긴장감보다 아드레날린이랄까, 거기서 더 긴장하면 못하는데 약간의 긴장감이 경기에 좋은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KT의 1~2차전 경기력은 완벽에 가까웠다. 선발 마운드로 지친 상대 타자들의 화력을 억제하고, 호수비로 완전히 상대의 추격 의지를 꺾어버린다. 그렇게 잘 버티자 득점할 기회가 찾아오고 타자들이 그 기회를 놓치지 않고 있다. 야구의 삼박자가 제대로 들어맞고 있다.

이 감독이 수비부터 끼워맞춘 첫 단추는 '팀 KT'의 힘을 제대로 보여주는 대목이었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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