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내셔널스 외야수 후안 소토는 올해 연봉조정자격을 처음 얻었다. AP연합뉴스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슈퍼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는 지난 주 메이저리그 단장 미팅 때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내 고객은 이기는 팀을 원한다. 매년 꾸준히 성적을 낼 수 있어야 한다"면서 "장기계약을 하기 전 그것이 확인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가 말한 고객은 워싱턴 내셔널스 외야수 후안 소토다. 워싱턴의 간판타자인 그는 올시즌 내셔널리그 MVP 후보 파이널리스트 3인에 포함됐다.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토론토),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샌디에이고)와 함께 메이저리그 신세대 거포 3인방으로 불린다. 올해 23살인 소토는 풀타임 3시즌을 마쳐 처음으로 연봉조정자격도 얻었다.
이제는 워싱턴과 장기계약을 논의할 수 있는 신분이 된 것이다. 보라스는 당시 인터뷰에서 "소토는 매년 경쟁할 수 있는 팀에서 뛰고 싶어한다는 걸 강조해 왔다. 그런 팀이라면 언제라도 (장기계약)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워싱턴의 마이크 리조 단장은 워싱턴포스트 인터뷰에서 "지난 10년 동안 우리는 챔피언십을 놓고 다퉜다. 월드시리즈 우승 한 번, 4차례 지구 우승과 한 차례 와일드카드를 이뤘다. 내셔널리그에서 3팀을 제외하면 승률은 우리가 가장 좋았다"고 했다. 워싱턴이 그동안 약한 팀이 아니었다는 항변이다.
하지만 워싱턴은 2019년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뒤 작년과 올해 연속으로 동부지구 최하위로 추락했다. 이유는 간단하다. 간판 선수들이 대거 떠났기 때문이다. 올해만 해도 맥스 슈어저, 카일 슈와버, 브래드 핸드, 다니엘 허드슨, 존 레스터, 조시 해리슨, 얀 고메스, 트레이 터너가 트레이드를 통해 이적했다. 브라이스 하퍼, 앤서니 렌던은 그 이전 FA 자격으로 워싱턴과 이별했다.
최근의 이런 긴축 정책에 대한 우려가 소토와 보라스의 심기를 불편하게 했다는 얘기가 된다. 그러나 리조 단장도 소토와의 장기계약을 원한다고 했다. 그는 "아직 3시즌을 더 함께 할 수 있다는 마음만 있는 게 아니다. 소토를 매우 오랜 기간 내셔널스 선수로 만드는데 관심을 갖고 있다. 3년을 넘어서 말이다. 구단 최고위층에서 얘기가 나올 것"이라며 장기계약을 검토할 뜻을 분명히 했다.
소토는 2024년 말 FA가 된다. 아직 3년이 남았지만, 소토 측에서 전력 보강을 놓고 구단을 압박하는 모양새다. 워싱턴을 향해 "제발 돈을 들여 선수를 사오고, 나중엔 나한테도 투자하라"는 시늉이다.
소토는 2018년 빅리그에 데뷔하자마자 주전 자리를 차지했고, 2019년 34홈런, 110타점을 올리며 워싱턴의 간판타자로 떠올랐다. 올시즌에는 151경기에서 타율 3할1푼3리, 29홈런, 95타점, 111득점, OPS 0.999로 한층 성숙한 타격을 보여줬다. 2년 연속 실버슬러거도 차지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