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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S2]드디어 꺼낸 고영표 카드, KS 선발투수 출신 감독 '묘수'→'가을좀비' 무력화

김진회 기자

입력 2021-11-15 20:59

수정 2021-11-16 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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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꺼낸 고영표 카드, KS 선발투수 출신 감독 '묘수'→'가을좀비'…
15일 서울 고척스카이돔, KBO리그 한국시리즈 2차전 두산과 KT 경기. 고영표가 투구하고 있다. 고척=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1.11.15/

[고척=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야구는 투수놀음'이라는 격언이 있다. 그만큼 강력한 선발투수진을 구축한 팀이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는 얘기다. 다만 두산은 올 시즌 포스트시즌에서 그 격언을 무색하게 만들었다. 방망이로 투수력이 좋은 LG 트윈스와 삼성 라이온즈를 꺾고 한국시리즈 무대까지 진격했다. 두산 '미라클'의 원동력은 타선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KT 위즈는 LG와 삼성이 실패한 투수력으로 한국시리즈 1차전을 승리했다. 지난 14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시리즈 1차전에서 선발 쿠에바스의 7⅔이닝 1실점 호투에 힘입어 4대2로 낙승을 거뒀다.

이강철 KT 감독에게는 아직 세 명(소형준 배제성, 데스파이네)의 선발투수가 남아있었다. 여기에 '토종 에이스' 고영표는 불펜으로 전환시켰다. 올 시즌 고영표는 11승6패 평균자책점 2.91을 기록하며 토종 에이스의 역할을 했다. 두산의 외국인 투수 아리엘 미란다와 함께 시즌 최다인 21차례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3자책 이하)를 기록하기도. 이 감독은 1차전에선 고영표 카드를 꺼내지 않고도 승리했다.

15일 한국시리즈 2차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김 감독은 "고영표 등판 타이밍 잘 잡아야 할 것 같다. 두산이 중간에 이영하 홍건희처럼 하루씩 확실한 카드일 때 쓰는데 고영표는 나갔을 때 이기는 카드다. 여러가지를 생각하면서 활용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 감독은 드디어 고영표를 마운드에 올렸다. 6-0으로 앞선 7회 초였다. 선발 소형준이 6이닝 1실점으로 '두산 천적'임을 입증한 뒤였다.

출발이 좋았다. 선두 양석환을 볼 카운트 1B2S에서 115km짜리 커브를 던져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후속 박세혁에게는 좌전 안타를 허용했지만 곧바로 김인태를 3-6 병살타로 유도하면서 이 감독의 믿음에 보답했다. 1루수 강백호가 침착하게 정면으로 온 공을 잡아 1루수 밟은 뒤 2루로 힘껏 송구해 1루 주자 박세혁을 아웃시켰다.

8회에도 삼자범퇴로 처리했다. 선두 박계범과 후속 허경민을 나란히 2루수 땅볼로 잡아냈다. 이후 강승호에게 우전 2루타를 얻어맞은 뒤 좌완 조현우와 교체됐다. 투구수 19개밖에 되지 않았다. 선발투수라 충분히 이닝을 길게 가져갈 수 있었지만 이 감독은 무리할 필요가 없었다. 6점차인데다, 상대 왼손 타자 페르난데스 타석이 되자 좌완투수로 맞불을 놓았다. 조현우가 페르난데스에게 좌전 적시타를 얻어맞았지만 점수차는 여유가 있었다. 조현우는 곧바로 김재환을 삼진으로 돌려세우면서 추가실점을 막아냈다.

이 감독의 마운드 전략은 대성공이었다. 1차전에서도 세 명의 투수밖에 사용하지 않고 승리를 챙겼는데 2차전에서도 세 명의 투수로 2연승을 만들어냈다. 최고 퀄리티 선발에다 믿음직한 선발을 불펜으로 전환한 이 감독의 전략은 묘수가 됐다. 고척=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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