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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대와 바꾸고 싶다"던 KS 우승도전, 다시 삼성과? 외부관심구단은 하위권[SC핫플레이어]

정현석 기자

입력 2021-11-15 09:53

수정 2021-11-15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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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대와 바꾸고 싶다"던 KS 우승도전, 다시 삼성과? 외부관심구단은 하…
28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KBO리그 삼성과 SSG의 경기가 열린다. 경기 전 삼성 선수들이 훈련하고 있다. 러닝으로 몸을 풀고 있는 박해민. 대구=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21.09.28/

[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온 마음을 다한 캡틴의 꿈, 이뤄지지 않았다.



끝없이 일으키던 흙바람, 더러워진 유니폼. 이제는 잠시 멈출 시간이다.

삼성 박해민(31)이 15일 수술대에 오른다.

지난 9월12일 대전 한화전에서 수비 도중 심하게 다친 왼손 엄지를 이제서야 고치러 간다.

인대파열 진단. 당시 병원에서는 수술을 권했다. 하지만 순위싸움이 한창인 시즌 막판, 박해민의 선택은 '참고 뛰기'였다. 최소 4주 진단이 무색하게 보름 만에 기적 처럼 그라운드로 돌아왔다.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을 하고, 수시로 몸을 날리는 허슬 본능의 소유자. 상황에 따라 부상은 악화될 수 있었다. 부상 직전 이미 채운 FA 자격요건을 감안하면 세속적 기준으로는 무모한 결정처럼 보였다.

하지만 그 어떤 의학적 소견도 박해민의 투지를 멈춰 세울 수 없었다. 끝내 플레이오프까지 완주했다.

"인대랑 우승반지랑 바꿨던 2014년 처럼 올해도 바꾸고 싶습니다. 아프지만 좋은 징크스가 될 수 있도록요."

6년 만의 가을야구. 진심이었던 캡틴의 염원은 너무나도 빨리 무산되고 말았다.

신설된 1위 결정전과 단축된 플레이오프가 한국시리즈를 꿈꾸던 삼성과 박해민의 발목을 잡았다. 시즌이 모두 마감되기 무섭게 박해민은 수술을 결정했다. 결국 기적이 아닌 의지의 유예였다. 참고 뛸 문제가 아니었던 셈이다.

박해민의 한국시리즈 우승 도전은 끝이 아닌 시작이다.

수술 후 3개월 여 회복기간을 가진 뒤 캠프부터 다시 시작할 예정이다.

단 하나, 변수가 있다.

FA 이적 가능성이다.

평소 소속팀 삼성에 대한 넘치는 애정과 구단의 잔류 의지를 감안할 때 큰 이변은 없어 보인다.

다만, 프로는 돈이다. 분명한 사실은 박해민의 거취에 관심이 있는 복수의 구단들이 있다는 사실이다. 또 하나의 함정은 해당 팀들이 하위권이란 점이다. 겨우내 큰 보강 없이 내년 시즌 우승 도전 전력을 단숨에 만들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박해민은 가을야구가 끝난 뒤인 지난 13일 자신의 SNS에 "팬분들의 위로와 응원으로 부상 후 기적적으로 돌아가 6년 만의 가을야구를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좋은 성적으로 보답하지 못해 죄송합니다"라며 사과의 글을 남겼다.

마지막 문구가 의미심장하다. "이제 곧 수술을 앞두고 있는데 이 기회로 저 또한 부족한 점을 보완하여 발전된 모습으로 돌아오겠습니다."

삼성 팬들을 향한 약속의 암시일까. FA 협상은 한국시리즈 종료 후 5일 이내 KBO 총재의 공시 이후 전 구단을 상대로 이뤄지게 된다.

겨우내 거취 여부를 떠나 분명한 사실 하나, 박해민은 진정한 프로였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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