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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린드블럼 될라' 승수·이닝·ERA 모두 하락. 그래도 필요한 '털보 에이스'[SC초점]

김영록 기자

입력 2021-11-15 05:20

수정 2021-11-15 0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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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린드블럼 될라' 승수·이닝·ERA 모두 하락. 그래도 필요한 '…
롯데 스트레일리. 인천=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1.09.24/

[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한해 더 믿어줄 가치가 있다. '털보 에이스' 스트레일리(33)를 향한 시선이다.



한국시리즈가 진행되고 있지만, 가을야구에서 탈락한 롯데 자이언츠와는 먼 얘기다. 롯데의 스토브리그는 이미 보름전 시작됐다.

다만 손아섭-정훈의 내부 FA, 팀에 필요한 거포와 공수 밸런스 좋은 중견수, 포수가 모두 풀리는 외부 FA 시장이 열리기엔 아직 이르다. 롯데는 올시즌을 함께 한 외인 3인방, 스트레일리-프랑코-마차도와의 재계약 여부를 두고 고민중이다.

프랑코와의 이별은 확정적이다. 시즌 도중 불펜으로의 보직 이동까지 불만없이 소화해준 인성은 고맙지만, 9승8패 평균자책점 5.40이란 성적은 재계약을 하기엔 부족하다.

반면 마차도의 경우 외부 영입 등의 변수가 없다면 당장 내년에는 '대체불가' 선수다. 신예 유격수들이 성장할 시간이 필요하다. 2022년 연봉 80만 달러의 구단 옵션도 남아있다.

관건은 스트레일리다. 2020년 스트레일리는 15승4패 평균자책점 2.50의 호성적을 거뒀다. 비록 팀은 7위였지만, 알칸타라(전 두산 베어스) 뷰캐넌(삼성 라이온즈) 등과 더불어 리그를 대표하는 에이스로 군림했다.

반면 올해 스트레일리의 성적은 아쉬움이 크다. 같은 31경기에 등판했지만, 10승12패 평균자책점 4.07에 그쳤다. 이닝(194⅔→165⅔)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3자책점 이하, 21→14회), WAR(스탯티즈 기준 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도, 7.49→3.01) 등 모든 기록이 크게 나빠졌다.

연봉 120만 달러(약 14억원)에 인센티브 별도라는 특급 대우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래리 서튼 감독 부임 이후 달라진 팀 전력이나 분위기를 감안했을 때, 스트레일리가 작년에 준하는 성적을 냈다면 롯데는 가을야구에 갈 수 있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2022년, 롯데는 스트레일리와 재계약을 해야할까.

스트레일리도, 서튼 감독도 올해의 부진이 "체력 문제는 아니다"라는데 의견을 같이 한다. 시즌 도중 올림픽 브레이크가 있어 체력을 많이 아낄 수 있었다. 더블헤더가 잦긴 했지만, 스트레일리에게 부담으로 작용한 것은 3일 휴식 후 등판한 10월 17일 뿐이었다. 서튼 감독은 박세웅을 비롯한 다른 선수의 로테이션을 조정할지언정 스트레일리는 1년 내내 자신의 루틴을 지킬 수 있도록 배려했다.

그 덕분인지 스트레일리의 직구 구위는 지난해보다 더 좋았다. 구속도 2㎞ 가량 향상됐다. 흔들림에도 서튼 감독의 신뢰가 두터웠던 이유다. 상대 팀의 집중 견제와 분석, 다소 흔들린 제구가 부진의 원인으로 꼽힌다. 결국 이를 극복하고 한계단 올라설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스트레일리의 지난 2시즌과 비슷한 길을 걸었던 선수가 있다. 조쉬 린드블럼. 2015년 2완투(완봉 1) 포함 210이닝을 소화하며 '린동원(린드블럼+최동원)'이란 영광스런 별명을 얻었던 외인 에이스다. 2016년에는 평균자책점이 5.28까지 치솟았다. 전 시즌의 무리가 쌓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팀을 떠났다가 시즌 중반 다시 대체 선수로 합류했다.

그리고 이듬해부터 두산 베어스로 이적, 2년간 363⅓이닝을 소화하며 35승7패 평균자책점 2.68을 기록, 시즌 MVP까지 거머쥔 뒤 메이저리그(MLB)에 재진출하는 대박을 터뜨렸다. 특히 친정팀 롯데를 상대로 7경기에 등판, 평균자책점 2.15로 호투하며 6승을 거둬들였다.

스트레일리를 향한 시선도 비슷하다. 앞으로 더 나아질 여지가 큰 선수라는 것. 린드블럼에 이은 또 하나의 부메랑을 맞을 순 없는 노릇이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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