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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장 혹은 생채기…18년 차 베테랑 유격수의 신기록 [KS]

이종서 기자

입력 2021-11-15 02:14

수정 2021-11-15 08:37

훈장 혹은 생채기…18년 차 베테랑 유격수의 신기록
14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KBO리그 한국시리즈 1차전 KT와 두산의 경기가 열렸다. 두산 5회초 1사 3루에서 김재호가 1타점 희생플라이 타구를 날렸다. 타구를 바라보고 있는 김재호. 고척=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1.11.14/

[고척=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천재 유격수'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는 선수. 그와는 어울리지 않은 기록이 하나 나왔다.



2004년 두산에 베어스에 입단한 김재호는 넓은 수비 범위와 강한 송구를 앞세워 리그 최고의 유격수로 활약했다. 탄탄한 기본기를 바탕으로 한 수비력으로 수차례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기도 했다.

두산은 지난 2015년부터 올해까지 7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출장했다. 유격수는 변함없이 김재호였다. 2008년부터 가을야구 무대를 밟은 김재호는 플레이오프까지 총 90경기 포스트시즌에 출장했다.

'가을 베테랑'으로 꾸준하게 경기에 나서면서 좋은 기록도 함께 했지만, 다소 명예의 기록을 안게 됐다.

91번째 가을야구 경기인 14일 한국시리즈 1차전. 김재호는 1-2로 지고 있던 7회 1사 2루에서 KT 위즈 조용호의 땅볼 타구를 놓쳤다.

김재호의 포스트시즌 12번째 실책. 역대 포스트시즌 통산 최다 실책 신기록이다.

김재호의 실책으로 추가 점수를 준 두산은 결국 추격 포인트를 잡지 못한 채 1차전을 내줬다.

정규시즌의 실책 개수와 다르게 포스트시즌의 실책은 한편으로는 훈장과 같다. 팀은 포스트시즌에 꾸준히 나가야 하고, 선수 역시 꾸준히 출장을 해야한다.

김재호가 신기록을 세우기 전 어깨를 나란히 한 선수는 김동주(두산) 박종호(LG) 박진만(삼성) 등으로 모두 수비력 만큼은 최고라고 불렸던 선수다. 이들은 포스트시즌에서 11개의 실책을 했다.

다만, 김재호로서는 최근 실책이 부쩍 늘어난 건 우려할 사항이다. 와일드카드 결정전, 준플레이오프, 한국 시리즈에서 실책을 저지르면서 이번 시즌에만 3번의 실책이 기록됐다.

김태형 감독은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김재호의 경험에 많은 기대를 걸었다. 김 감독은 "(김)재호는 컨디션이 정상이면 최고참이라 선수를 이끌어주는 역할을 한다. 컨디션이 정상이 아니라서 항상 체크한다"라며 "그럼에도 잘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실제 김재호는 타석에서는 0-1로 지고 있던 5회초 희생플라이를 날리면서 동점을 만들기도 했다.

수많은 포스트시즌 출장으로 생긴 훈장 혹은 생채기. 두산으로서는 더이상 늘어나지 않기를 바랄 따름이다.고척=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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