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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인왕' 되고 싶었던 KIA 1차지명 투수, 2년 전 '사이버 투수' 이미지 벗었지만 끝내 꽃피우지 못했다[SC핫이슈]

김진회 기자

입력 2021-11-11 01:29

수정 2021-11-11 06:00

'신인왕' 되고 싶었던 KIA 1차지명 투수, 2년 전 '사이버 투수' …
방출된 KIA 타이거즈 우완투수 차명진. 스포츠조선DB

[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차명진(26)은 2014년 KIA 타이거즈 1차 지명 우완투수였다. 계약금 2억5000만원을 받았다. 8개 구단 시절이던 당시 1차 지명자 중 두산 베어스의 한주성(2억7000만원)에 이어 임지섭(LG 트윈스)과 함께 두 번째 많은 계약금을 발생시켰다. 즉시전력감으로 평가됐다.



하지만 입단하자마자 수술대에 올라야 했다. 오른팔꿈치 뼛조각 제거에다 2주 뒤 토미존(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까지 함께 받았다. 토미존 수술을 받은 투수들은 두 가지 유형이다. '부활' 아니면 '은퇴'였다.

그렇게 데뷔 시즌을 재활에 쏟아부은 차명진은 2015년 초반 재활을 마치고 피칭 단계로 올라섰다. 그러나 팔꿈치 통증이 재발하면서 다시 개점휴업을 하고 말았다.

그래도 구단은 오랜 재활이 필요하다고 판단된 차명진을 포기하지 않았다. 2015년 9월부터 군입대해 병역 의무를 마칠 때까지 차명진을 기다려줬다.

2017년 말 팀에 복귀한 차명진은 마무리 캠프부터 참가했다. 사회복무요원 시절 2군 트레이닝 시설이 갖춰진 함평을 오가며 몸을 꾸준히 만들었기 때문에 몸 상태는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2018시즌에도 1군에서 차명진의 모습을 볼 수 없었다. 이번엔 어깨가 좋지 않았다. 결국 전반기 내내 재활하다 8월부터 KIA 유니폼을 입고 처음으로 2군 마운드에 섰지만 그것도 총 2⅓이닝에 불과했다. 그러자 KIA 팬들은 차명진을 '사이버 투수'라고 불렀다. 구단 홈페이지에만 이름이 올라있을 뿐 입단 이후 4년간 베일에 가려져 있었기 때문이다.

차명진은 2019년 드디어 '사이버 투수'의 부끄러운 별명에서 벗어났다. 그토록 바라던 1군 마운드를 밟았다. 그 해 5월 16일 KT전에서 1군 데뷔전을 치렀다. 1이닝 1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이틀 뒤에는 멀티이닝 능력도 뽐냈다. 한화전에 구원등판해 3이닝 1안타 2볼넷 무실점을 기록했다. 그러자 선발 기회가 주어졌다. 5월 24일 KT전이었다. 4⅓이닝 3실점으로 가능성을 보였다. 다만 당시 서재응 1군 투수 코치는 "차명진은 지난 5년여간 1군에서 2개월 이상 공을 던져본 적이 없는 투수다. 몸 상태를 보호할 필요가 있다"며 로테이션 간격을 벌려 팔꿈치를 세심하게 관리했다.

그러자 오매불망 기다렸던 프로 데뷔 첫 승이 찾아왔다. 5월 30일 한화전에서 5이닝 1실점으로 호투했다. 당시 차명진은 "마운드에 서질 못하니까 나를 '사이버 투수'라고 하지 않나. 진짜 사이버상에만 남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재활 운동량을 늘리고 이를 악물고 운동했다"고 말했다.

차명진의 야구인생에 어둠이 걷히는 듯 보였다. 이후 6월에도 세 차례 선발등판에서 2승을 더 챙기며 1차 지명다운 면모를 이제서야 발휘하는 듯했다. 이후 7월 선발 등판과 구원 등판을 각각 한 차례씩 경험한 뒤 1군에서 말소됐다. 당시에도 관리 차원이었다.

하지만 차명진의 광명은 오래가지 않았다. 지난해 또 다시 부상으로 1군에 진입하지 못했다. 2군에서의 성적도 들쭉날쭉이었다. 지난해 8월 28일 SK전에서 1군에 콜업되긴 했지만 ⅓이닝 5실점이라는 충격을 안고 다시 말소됐다.

부활은 없었다. 올해도 2군에서 선발 로테이션을 돌았지만 성적이 신통치 않았다. 그러다 지난 6월 1군에 콜업돼 대체 선발로 세 경기에 투입됐지만 채 140km가 안되는 직구로는 버티기 힘들었다.

결국 차명진은 지난달 28일 방출됐다. 7년 전 "신인왕이 되고 싶다"는 목표를 밝혔던 그는 계속해서 괴롭히던 팔꿈치 부상 때문에 제대로 힘 한 번 써보지 못했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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