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뉴스

다시 두산과 만난 가을야구, '오답노트' 꺼내든 이강철 감독[수원 토크]

박상경 기자

입력 2021-11-11 13:25

다시 두산과 만난 가을야구, '오답노트' 꺼내든 이강철 감독
22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KBO리그 삼성과 KT의 경기가 열렸다. 8회 추가 득점이 무산되자 고개를 떨구고 있는 KT 이강철 감독. 대구=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21.10.22/

[수원=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일찌감치 상대는 결정됐다.



정규시즌 1위로 한국시리즈에 직행한 KT 위즈는 1년 만에 다시 고척돔에서 두산 베어스와 맞닥뜨리게 됐다. 좋은 추억은 아니었다. 창단 첫 가을야구에 나섰던 당시 만반의 준비 속에 결전에 나섰지만 결과는 1승3패, 두산에게 '업셋'을 허용했다. 한국시리즈행의 꿈을 꿨던 '팀 KT'의 2020년은 그렇게 마무리 됐다.

올해도 '가을 좀비' 두산의 기세가 만만치 않다. 정규시즌 4위로 나선 와일드카드결정 1차전에서 키움 히어로즈에 덜미를 잡힐 때만 해도 외인 원투펀치 공백을 절감하는 듯 했다. 키움을 잡고 올라간 준플레이오프에서도 LG와 1승씩을 주고 받은 뒤 3차전 끝에 겨우 턱걸이를 했다. 그러나 두 번의 시리즈를 거치며 응축된 힘은 2위 삼성에 2연승을 거두는 폭풍이 됐다. 지난해 플레이오프의 기억을 똑똑히 안고 있는 KT에겐 이런 두산의 행보는 결코 반갑지 않다.

11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한화 이글스 퓨처스(2군)팀과 연습경기에 나선 KT 이강철 감독은 "앞선 시리즈를 보면서 (두산이) '잘 한다'는 말 밖엔 할 말이 없더라. 김태형 감독도 정말 명장 같다. 잘 하시더라. 선수들도 마찬가지"라고 찬사를 보냈다. 플레이오프 두 경기를 두고도 "짧게 치고 밀어치고 그러는 모습들이 눈에 보일 정도로 나오더라. 어제도 순간 상황에서 승기를 잡아왔다"고 평가했다.

지난해 두산과의 플레이오프 기억을 다시 끄집어낼 수밖에 없다. 당시 KT는 소형준-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윌리엄 쿠에바스-배제성 등 10승 투수 4명을 앞세워 시리즈에 나섰다. 타선에선 강백호가 전진 배치된 바 있다. 당시 KT의 전력은 두산에 비해 근소한 우위로 평가됐다. 하지만 두산의 기세는 상상 이상이었다.

이 감독은 "작년엔 (플레이오프를) 이겨서 올라가야 한다는 생각이 컸다. 상황에 따라 빠르게 변화를 줘야 한다고 판단했는데 돌아보면 너무 조급하게 생각하지 않았나 싶다"고 돌아봤다.

2위였던 지난해와 달리, 정규시즌 우승팀으로 나서는 이번 한국시리즈는 분명 다를 수밖에 없다. 이 감독은 1위로 올라섰던 과정에 초점을 맞췄다. "정규시즌 최종전과 타이브레이크 경기를 치른 부분이 컸다. 미리 포스트시즌을 경험한 승부였다고 생각한다"며 "작년에 (포스트시즌을) 한 번 경험을 해봐서 그런지 올해는 들뜨지 않고, 차분하게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 LG에 비해 두산의 한국시리즈행 확률은 상대적으로 적었다. KT도 두산에 대한 대비가 가장 취약할 수밖에 없다. 이 감독은 "앞서 구상했던 점과 달라진 게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인정하면서도 "앞선 경기는 3전2선승제였지만, 한국시리즈(7전4선승제)는 다르다. 두산도 앞선 시리즈처럼 운영을 하진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두산 선수들도 한국시리즈까지 올라온 상황에선 욕심을 낼 수 있다고 본다. 부담감은 똑같을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고척돔에서의 중립 경기를 두고는 "플레이오프에선 날씨가 추워지면서 타자들의 빠른 공 대비가 상대적으로 쉽지 않았다. 하지만 (한국시리즈가 열리는) 고척돔에선 그런 부분은 없어졌다고 본다"고 했다.

수원=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