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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히어로는 이남자! 마이너스 힘, '미라클 두산' 원천? 김태형 감독! [PO]

이종서 기자

입력 2021-11-10 21:26

수정 2021-11-10 22:18

진짜 히어로는 이남자! 마이너스 힘, '미라클 두산' 원천? 김태형 감독…
2021 KBO리그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2차전 두산과 삼성의 경기가 10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7회초 두산 김태형 감독이 선수교체를 마치고 더그아웃으로 향하고 있다. 잠실=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21.11.10/

[잠실=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수년째 계속된 전력 이탈. 말라가는 화수분. 하지만 두산 베어스의 '미라클' 행진은 그칠줄 모른다.



정규시즌을 4위로 마친 두산이 7년 연속 한국시리즈를 밟게 됐다. 앞선 6년과는 다르게 올 시즌 가을야구의 여정은 그 어느 때보다 험난했다.

와일드카드 결정전부터 치르게 되면서 포스트시즌 여정을 모두 거쳐야 했다. 와일드 카드 결정전은 2경기, 준플레이오프도 3경기를 꽉 채웠다.

전력마저 완전체가 아니었다. 외국인투수 아리엘 미란다와 워커 로켓이 모두 부상으로 빠지면서 원투 펀치 구성이 어려워졌다. 사실상 말이 안되는 전력. 하지만 두산에는 KBO 최고 베테랑인 승부사 김태형 감독이 있었다.

최원준-곽 빈-김민규로 짠 선발진. 모두 경험이 부족한 어린 선수들. 김 감독은 이들을 다독이고, 자신감을 불어넣으며 가을 잔치를 지배했다.

두산의 가을 여정을 길게 예측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가을 경험은 인정받았지만, 객관적인 전력 차가 크다는 판단이었다.

두산은 모두의 예상을 뒤집었다.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키움 히어로즈를 제압하고, 준플레이오프에서는 LG 트윈스를 꺾었다.

한정된 자원에서 최대한의 능력치를 뽑아냈다. 매우 빠른 마운드 운영과 파괴력을 극대화시키는 라인업을 들고 나왔다.

김태형 감독은 인터뷰마다 "전략은 없다. 상황에 맞추겠다"며 "지금 있는 선수들이 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상황에 맞추겠다는 김 감독의 이야기는 '승부사 기질'과 함께 빛을 봤다. 선발 투수가 조금이라도 흔들리면 좋은 모습을 보여줬던 필승조 투수를 적극 붙였다. 나갈 투수들에게는 미리 '마음에 준비'를 시켰다.

7년 연속 포스트시즌을 함께 한 이현승은 "투수진은 본인이 할 부분을 먼저 알고 있다. 어느정도 이해를 하고 경기를 준비한다"고 설명했다.

삼성과의 플레이오프에서도 김태형 감독의 용병술은 빛났다.

삼성을 맞이한 상황에서 두산의 투수진 상황은 더욱 절망적이었다. 선발자원 곽 빈은 허리 통증으로 1,2차전 등판이 불가했다.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4이닝 동안 66개의 공을 던졌던 이영하도 1차전에서는 휴식이 필요했다.

김 감독의 승부수는 없는 살림에서 더욱 반짝 반짝했다.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는 또 다른 필승조 홍건희로 위기를 넘어섰다. 2차전은 짜내기의 진수. 전날 마지막 타석에서 홈런을 날렸던 박세혁에게 첫 타석부터 번트를 지시하면서 후속타자의 적시타를 유도했다. 두산은 신바람을 탔고, 4회까지 9점을 내면서 일찌감치 승리 분위기를 만들어갔다.

키움 히어로즈 홍원기 감독, LG 트윈스 류지현 감독, 삼성 라이온즈 허삼영 감독 모두 올해 가을야구가 첫 경험. '곰탈 여우' 김태형 감독의 노련한 운영에 결국 무너졌다. 너무 길게 보거나, 혹은 무리한 승부수가 화를 낳았다.

두산은 구단 최초로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에 성공했다. 정상까지 남은 관문은 KT 위즈 뿐.

KT 이강철 감독은 2018년 두산에서 수석코치로 있으면서 김태형 감독과 한솥밭을 먹었다. 이 감독은 현역시절 '해태 왕조'를 이끌며 우승 반지만 5개를 가지고 있다.

지난해 플레이오프에서 두산에 잡혔지만, 그만큼 가을야구 경험도 쌓였다. 사령탑들의 지략 대결이 뜨거울 전망이다.

잠실=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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