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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 마지막 1차 지명 윤태현 "시구 사고, 이제 잊어주세요"[마캠 인터뷰]

박상경 기자

입력 2021-11-09 17:03

수정 2021-11-10 07:15

SSG 마지막 1차 지명 윤태현 "시구 사고, 이제 잊어주세요"
30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KBO리그 SSG와 KT의 경기가 열렸다. 경기 전 SSG 신인 1차지명 선수 윤태현이 기념 시구를 했다. 투구하고 있는 윤태현. 인천=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21.10.30/

[강화=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지난달 30일 인천 랜더스필드.



이날 동기생을 대표해 마운드에 오른 SSG 랜더스 1차 지명 투수 윤태현(18)은 잔뜩 긴장한 표정이었다. 마스코트 '랜디'와 함께 마운드로 향한 윤태현은 곧 자세를 가다듬고 선배 포수를 향해 공을 뿌렸다. 그러나 공은 홈 플레이트를 한참 벗어나 우타석 바깥으로 빠졌다. 어쩔 줄 몰라하던 윤태현은 랜디가 전해준 공을 받고 총총 마운드를 내려갔다.

당시 벤치에서 윤태현의 시구를 지켜보다 웃음을 지은 김원형 감독은 내년 선발 경쟁 후보 중 한 명으로 윤태현을 지목했다. 고교 시절 보여준 뛰어난 퍼포먼스를 앞세워 1차 지명 제도 폐지 전 SSG가 마지막으로 택한 선수. 지난 9월 열린 U-23, 야구월드컵 대표팀에 선발되는 등 기량도 인정 받았기에 선발 경쟁 자격은 충분하다는 판단이다.

9일 인천 강화 퓨처스필드에서 만난 윤태현은 선발 경쟁 가능성을 묻자 "시구를 잘 못해서…"라고 멋쩍은 듯 웃음을 지었다. 그는 "중학교(동인천중) 시절 랜더스필드 마운드에 한번 오른 적이 있었다. (1차 지명을 받고) 다시 마운드에 서니 긴장이 많이 됐고 시구 실수로 이어졌다"고 미소를 지었다.

시구의 아픔(?)을 뒤로 하고 퓨처스필드에서 일찌감치 데뷔 시즌 준비에 돌입한 윤태현은 "아직 공을 던지진 않고 있다. 몸 만들기에 집중할 시기라고 들어 열심히 훈련 중"이라며 "처음엔 팀에 합류해 훈련하는 부분에 긴장이 많이 됐는데, 선배들이 많은 도움을 주셔서 즐겁게 훈련 중"이라고 밝혔다.

재활조로 퓨처스필드에서 함께 훈련 중인 박종훈(30)도 조력자 역할을 하고 있다. 윤태현은 "골반, 하체 운동 등 전체적으로 몸을 쓰는 법에 대해 많이 알려주셨다"며 "같은 유형의 선배와 함께 생활하며 훈련할 수 있는 쉽지 않은 기회다. 먼저 다가가 궁금한 점을 물어보면 잘 알려주신다. 항상 감사하다"는 생각을 드러냈다.

우완 사이드암인 윤태현은 직구와 커브, 슬라이더, 체인지업 등 다양한 구종을 구사하는 투수. 고교 시절엔 묵직한 구위 뿐만 아니라 경기 운영 능력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윤태현은 "고2 때부터 멘탈 코칭을 받아왔는데, 긴장을 하면 오히려 퍼포먼스가 좋은 유형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 평가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던지려 했다"고 말했다. 프로에서 추가하고 싶은 구종을 두고는 "조웅천 투수 코치님에게 체인지업을 전수받고 싶다"는 바람도 나타냈다.

윤태현을 향한 SSG 팬들의 기대감은 상당하다. "SNS를 통해 많은 메시지를 받았다. 답장을 제대로 하진 못하고 있지만, 모두 확인하고 있다"고 밝힌 윤태현은 "TV로만 보던 선배들을 타자로 상대하는 게 떨릴 것 같기는 하지만, 그 부분을 잘 이겨내면 (팀내에서) 자리를 좀 더 빨리 잡지 않을까 싶다. 너무 욕심 부리지 않고 내 기량을 펼쳐 보이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강화=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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