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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재일이 없는데도…' 심상치 않은 라팍팩터, 어느 팀에 유리할까[SC줌인]

정현석 기자

입력 2021-11-09 01:06

수정 2021-11-09 0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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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재일이 없는데도…' 심상치 않은 라팍팩터, 어느 팀에 유리할까
라이온즈파크에서 팀 내 가장 많은 홈런을 날린 피렐라(왼쪽)와 양석환. 스포츠조선DB

[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타자들에는 구장 크기에 따른 상대성이 있다.



넓은 구장을 쓰다 좁은 구장을 오면 장타자에게는 극과극의 현상이 벌어진다.

드물게 장타 욕심을 내다 망가지는 유형이 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는 긍정적 효과가 크다. 툭 친 게 살짝 담장을 넘으면 자신감과 요령이 생긴다. 힘 빼고 쳐도 넘어간다고 생각하면 타격 메커니즘 자체가 좋아진다.

두산과 LG 등 넓은 잠실을 홈으로 쓰는 타자들이 홈런이 잘 나오는 라이온즈파크 원정을 다녀와서 타격감을 회복해 가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래서일까. 두산과 LG는 최근 3년 간 꾸준히 라팍에서 고타율과 많은 홈런을 기록한 원정 팀들이었다.

'원태인 킬러' 오재일과 거포 내야수 최주환이 빠진 올해도 두산은 라팍에서 가장 많은 홈런(8경기 12홈런)을 기록한 팀이었다. 라팍 팀 타율도 키움(0.299)에 이어 2위(0.286)를 기록했다. 두산에 이어 LG가 라팍에서 0.284의 팀 타율과 10개의 팀 홈런으로 강했다.

두산 타자 중 라이온즈파크 담장을 가장 많이 넘긴 타자는 양석환이었다.

라팍 7경기 타율 0.320에 5홈런. 백정현을 상대로 2홈런, 1차전 선발 뷰캐넌을 상대로 4타수2안타에 홈런 1개가 있다.

박계범도 극강의 모습으로 친정 팬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라팍 5경기에서 홈런 포함, 14타수8안타(0.571) 4사구 3개. OPS가 무려 1.468에 달한다.

준플레이오프 MVP 정수빈도 시즌 중 부진했지만 라팍만 오면 펄펄 날았다. 8경기 26타수11안타(0.423) 6타점. 이밖에 4번 김재환(0.360, 2홈런)과 박건우(0.333, 1홈런)도 라팍과의 궁합이 좋았다. 강승호도 홈런을 2개나 때렸다. 전반적으로 두산 주축 타자들이 라이온즈파크에서 강세를 보였다고 할 수 있다. 라팍에서 다승왕 뷰캐넌을 상대할 1차전 결과가 흥미롭다.

'라팍 팩터'는 삼성 타자들도 만만치 않다.

호세 피렐라는 29개의 홈런 중 21개를 홈에서 날렸다. 타율도 0.309로 높았다. 구자욱도 22개의 홈런 중 15개의 아치를 라팍에서 그렸다. 강민호도 18개 중 11개를 홈에서 기록했다.

오재일만 25홈런 중 절반이 살짝 넘는 13개의 홈런을 날리는 균형감을 보였다. 김헌곤은 시즌 타율(0.281)보다 훨씬 높은 0.338의 타율을 라팍에서 기록했다.

라이온즈파크에서 강세를 보이는 두산 타자들과 맞불을 놓을 타자들이다.

다만 1차전 선발이 '천적' 최원준이란 점이 함정이다. 최원준을 상대한 4경기에서 25이닝 1득점(평균자책점 0.36), 피안타율 2할로 워낙 약했다. 그를 상대로 뽑아낸 홈런은 단 1개도 없다.

최원준은 대구에서도 6⅓이닝 8안타 무실점으로 승리한 적이 있다. 삼성 타자 중에는 최원준을 상대로 김지찬이 4타수3안타로 가장 강했다. 이원석도 10타수3안타로 비교적 대응을 잘한 편이었다.

이전 단계를 거친데다 4일 쉬고 나오는 최원준의 체력적 틈새를 어떻게 공략할 것인지가 삼성 타자들의 1차전 화두가 될 전망이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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