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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킬러'의 몰락, 초보 감독의 '승부수'마저 통하지 않았다[WC2 현장]

이종서 기자

입력 2021-11-02 19:55

수정 2021-11-02 22:23

'두산 킬러'의 몰락, 초보 감독의 '승부수'마저 통하지 않았다
2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두산과 키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2차전 경기가 열렸다. 2회 1사 1, 2루에서 키움 선발 정찬헌이 강판 당하고 있다. 잠실=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21.11.02/

[잠실=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믿었던 킬러가 초반부터 무너졌다. 감독의 승부수까지 통하지 않으면서 승리를 향한 해법을 잃었다.



올 시즌 정찬헌(31·키움 히어로즈)은 두산 베어스만 만나면 펄펄 날았다. 두산을 상대로 두 차례 등판해 7⅔이닝 동안 1실점 하며 평균자책점 0.82를 기록했다.

두산전뿐 아니라 정찬헌은 올 시즌 키움의 새로운 복덩이였다.

키움은 시즌 중반 LG 트윈스와 트레이드로 투수 정찬헌(31)을 영입했다. 서건창과의 1대1 트레이드였다.

키움으로서는 선발이 급한 상황에서 내린 결정이었다. 한현희와 안우진이 전반기 막바지 원정 숙소 무단 이탈 뒤 외부인과 술자리를 가진 사실이 밝혀져 KBO 상벌위원회로부터 36경기 출장정지를 받았다. 한현희는 선배로서 책임까지 물게되면서 구단으로부터 15경기 출장 정지까지 추가로 받았다.

토종 선발 투수 두 명이 빠진 가운데 외국인 투수 제이크 브리검은 개인사로 미국으로 넘어가 돌아오지 않았다. 선발 투수 세 명이 빠진 키움은 정찬헌 영입을 통해 선발 보강을 했다.

정찬헌은 키움에서 11경기에 나와 56⅓이닝을 소화하며 평균자책점 3.99를 기록하며 팀의 포스트시즌에 힘을 보탰다.

1차전 안우진이 나선 가운데 2차전 선발 투수로는 정찬헌이 나왔다. 키움 홍원기 감독은 정찬헌의 경험을 높게 샀다. 정찬헌은 LG 시절이었던 2014년, 2016년, 2020년 포스트시즌 마운드에 오른 경험이 있다.

경험과 상대전적. LG 시절 홈으로 쓰던 잠실구장의 익숙함까지. 정찬헌은 '두산 킬러'의 기억을 살리기 좋았다.

기대와 다르게 정찬헌은 무너졌다.

1회 선두타자 정수빈을 삼진으로 잡아냈지만, 페르난데스에게 볼넷을 내줬다. 이후 박건우를 뜬공 처리했지만, 김재환의 2루타와 '엣동료' 양석환의 적시타로 첫 실점을 했다.

2회에도 실점이 이어졌다. 선두타자 강승호에게 안타를 맞은 뒤 박세혁을 뜬공으로 잡았다. 그러나 김재호에게 볼넷을 내주면서 1,2루 위기에 몰렸다.

결국 정찬헌은 마운드를 지키지 못했다. 1패만 하면 탈락이었던 만큼, 홍 감독은 빠른 투수교체를 예고했다. 동시에 한현희 최원태 등 선발 요원의 불펜 투입을 이야기했다.

정찬헌에 이어 한현희가 마운드에 올라왔다. 승부수는 실패로 돌아갔다. 정수빈과 페르난데스에게 연속 안타를 맞았고 결국 두 명의 주자가 홈을 밟았다.

박건우를 병살로 처리했지만, 점수는 4-0으로 벌어졌다.

3회를 무실점으로 넘어갔지만, 한현희는 4회에만 4실점을 했다. 분위기는 완벽하게 두산에게 넘어갔다. 결국 한현희는 4회를 마치지 못한 채 최원태와 교체됐다.

1차전에서 9회초 결승타를 날리며 짜릿한 승리를 거둬 사상 첫 '업셋' 준플레이오프 진출을 꿈꿨던 키움에게는 초반 단추가 완벽하게 잘못 끼워지게 됐다.잠실=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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