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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리볼에서 칠까 말까?" S 아닌 이상 96.7%는 살아나간다[SC통계]

노재형 기자

입력 2021-08-18 08:43

수정 2021-08-18 10:13

"스리볼에서 칠까 말까?" S 아닌 이상 96.7%는 살아나간다
KT 위즈 강백호가 17일 수원 LG 트윈스전에서 무승부로 경기가 끝나자 9회말 동점 2루타를 터뜨린 제라드 호잉을 포옹하고 있다. 앞타자였던 강백호는 볼카운트 스리볼에서 우익수 뜬공으로 물러났다. 수원=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 타자는 보통 볼카운트 스리볼(3B)에서 기다린다. 벤치에서 '웨이팅' 사인을 내기도 하지만, 스스로 치지 않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투수는 3B에서 본능적으로 스트라이크를 던지려 하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방망이를 내미는 타자도 더러 있다. 어떤 감독은 특정 타자에게 3B에서도 마음껏 치라며 '그린라이트'를 부여하기도 한다. 단, 타격 능력이 뛰어난 타자에 한해서다.

KT 위즈 강백호가 대표적이다. KT 이강철 감독은 지난 5월 인터뷰에서 "스리볼에서 웨이팅 사인이 나가는데 백호는 보통 본인이 판단해 친다"고 했다. 또 이 감독은 "백호가 올시즌에는 볼카운트, 주자 여부 등 상황에 따라 다른 방법으로 타격을 한다"며 "어떤 때는 풀스윙을 하고, 또 특정 상황에서는 컨택트 위주의 스윙을 하고 있다. 그만큼 성숙하고 노련해진 게 아닌가 한다"고 밝혔다.

강백호가 스리볼에서 4구째 타격을 하면 안타가 나올 확률이 매우 높으니 믿고 맡긴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매번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것은 아니다.

17일 수원 LG 트윈스전에서 3-5로 뒤진 9회말 1사 1,2루 상황. 강백호는 LG 마무리 고우석을 상대로 1~3구를 연속 볼로 골랐다. 3B이 된 것이다. 그라운드와 양팀 벤치 모두 긴장된 분위기 속에서 고우석은 4구째 150㎞ 직구를 던졌다. 공은 좌타자 강백호의 몸쪽 높은 코스를 파고들었다. 강백호가 힘차게 방망이를 휘둘렀지만, 우익수 짧은 플라이가 되고 말았다. 기다렸으면 볼이 됐을, 스트라이크존을 벗어나는 공이었다.

어떻게든 결과를 내고 싶은 마음이었을테지만 욕심이 과했다. 강백호는 방망이를 내던지며 자책했다. 다행히 KT는 다음 타자 제라드 호잉이 중견수 왼쪽에 떨어지는 빗맞은 2루타로 가까스로 동점을 만들어 패전을 면할 수 있었다. 만일 KT가 그대로 패했다면, 비난의 화살은 강백호에게 쏠렸을 일이다.

3B, 알다가도 모를 볼카운트다. 올시즌 주요 타자들의 3B에서 4구째 타격 성적을 살펴봤다. 강백호는 22타석에서 5타수 3안타 17볼넷을 기록했다. 출루율이 0.909이니 웬만하면 살아나간다고 보면 된다. LG전 그 상황에서 기다렸다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 이유다.

NC 다이노스 양의지는 3B에서 타격을 한 15번의 타석에서 1타수 1안타를 치고 13볼넷 1사구를 얻어냈다. 양의지의 신중한 스타일이 그대로 묻어나는 기록이다. 3B에서 10차례 이상 타격을 한 타자 16명 가운데 강백호나 양의지처럼 안타를 친 선수가 2명 더 있다. KT 배정대가 10타석에서 3타수 3안타 7볼넷을 기록했고, KIA 타이거즈 프레스턴 터커는 16타석에서 4타수 2안타를 치고 12볼넷을 골랐다.

전체 타자들의 볼카운트 3B에서 성적은 타율 4할5푼2리(42타수 19안타) 4홈런 32타점 684볼넷이다. 출루율이 무려 0.967에 이른다. 4구째가 스트라이크(파울, 헛스윙 포함)가 아닌 이상 살아나갈 확률이 100번 중 96~97번은 된다는 얘기다. 감독이 타자에겐 기다리라고 하고, 투수에겐 3B까지 몰려서는 안된다고 강조하는 이유다.

올해 3B에서 병살타를 친 타자가 한 명 있다. 두산 베어스 양석환은 지난 5월 29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1-7로 뒤진 3회초 1사 1,3루 추격 상황에서 최채흥을 상대로 3B에서 4구째 137㎞ 높은 직구를 잡아당기다 3루수 병살타를 치고 고개를 숙였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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