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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초점]'추신수만 있었다면…' 과연 결과 달라졌을까

박상경 기자

입력 2021-08-08 00:16

수정 2021-08-08 13:00

'추신수만 있었다면…' 과연 결과 달라졌을까
◇인천=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

[도쿄(일본)=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과연 그가 있었다면 김경문호는 '요코하마 참사'를 피할 수 있었을까.



김경문 야구 대표팀 감독은 이번 대회를 준비하면서 예비명단에 154명의 선수를 포함시켰다. 국내외를 총망라한 한국 야구의 현재였다. 그 중 가장 눈에 띄는 이름은 추신수(39·SSG 랜더스)였다.

올 시즌 KBO리그에 '데뷔'한 추신수는 도쿄올림픽 출전 여부를 두고 큰 관심을 받았던 선수. 메이저리그에서 16시즌을 뛰며 역대 코리안 빅리거 야수 중 최고의 커리어를 쌓았다. 전성기 기량과는 거리가 있지만, 큰물에서 쌓은 경험은 대표팀 합류 시 큰 자원이 될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추신수는 최종명단에 포함되지 않았다. 전반기 중반부터 이어진 팔꿈치 통증이 원인. 시즌 전부터 잔부상을 달고 있었던 추신수는 지명 타자로 출발했으나, 외야 수비에 대한 의지를 드러내면서 수비 시간을 늘려갔다. 그러나 수비를 병행하면서 결국 팔꿈치에 무리가 생겼고, 결국 전반기 막판 한 달여 간 지명 타자 역할에 그쳤다.

추신수의 전반기 성적은 75경기 타율 2할5푼5리(251타수 64안타) 13홈런 43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858이다. WAR(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2.01), wRC+(132.8·이상 스탯티즈 기준) 모두 '리그 톱클래스' 수식어를 붙이긴 쉽지 않았다. 도쿄올림픽 출전 여부에 대해 '대표팀에 갈 실력이 될 때'라고 전제 조건을 붙였던 추신수였기에 김 감독의 제의를 고사한 것은 이해할 만한 부분.

이럼에도 추신수는 대표팀에 도움을 줄 수 있었던 요소가 적지 않았다. 오랜 빅리그 생활로 터특한 미국 출신 심판 성향 파악이나, 수시로 출현하는 새로운 선수를 공략하는 노하우는 그가 아니라면 누구도 전수해 줄 수 없는 부분이다. 무엇보다 빅리그에서 인정 받은 리더십은 주장 김현수(33·LG 트윈스)가 짊어져야 했던 결집에 대한 부담감을 덜어줄 수 있었다. 고비 때마다 한방을 터뜨려주고 뛰어난 주루 플레이로 상대 수비진을 흔드는 능력도 대표팀에 도움을 줄 수 있었던 부분이다.

물론 추신수 한 명이 팀 전체를 바꿀 순 없다. 이번 대회에서 드러난 대표팀의 여러 문제점을 돌아보면, 건강한 추신수가 합류했다고 해도 온전히 제 실력을 보여줬을지도 미지수다. 하지만 '요코하마 참사'에 고개 숙인 한국 야구를 바라보며 떠오르는 그의 이름 석 자를 쉽게 지우기 어렵다.

도쿄(일본)=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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