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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인상 놓쳤지만…피아노 치며 멘탈 회복" 1차지명 투수, 미래 꿈꾸는 20세 영건[인터뷰]

김영록 기자

입력 2021-08-04 13:48

수정 2021-08-04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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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인상 놓쳤지만…피아노 치며 멘탈 회복" 1차지명 투수, 미래 꿈꾸는 …
인터뷰에 임한 롯데 최준용. 김영록 기자

[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올해 신인왕을 놓쳐서 속상했다. 현실을 인정해야한다. 좀더 성장한 기회였다."



생애 단 한번뿐인 기회를 놓쳤다. 하지만 롯데 자이언츠 최준용(20)은 좌절하지 않는다.

기대가 남달랐던 시즌이었다. 2020년 1차지명으로 롯데에 입단, 필승조로 활약했다. 허문회 전 감독의 배려로 29⅔이닝에서 멈췄다. 올해 신인상을 노리기 위해서였다. 롯데 단일 시즌 최다 홀드(25홀드)를 넘어서겠다는 목표도 뚜렷했다.

시즌초 크게 흔들리며 최하위로 내려앉던 롯데의 희망이었다. 14경기에 등판, 2승1패 6홀드 평균자책점 4.15를 기록하며 필승조로 자리잡았다. 하지만 5월 8일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접했다. 우측 어깨 견갑하근 파열, 최소 8주가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고 1군에서 말소됐다.

2군에 내려간 사이 사령탑도, 팀 분위기도 바뀌었다. 롯데는 전반기를 리그 8위로 마쳤다. 최준용은 착실하게 회복과 재활에 전념하며 복귀를 준비했다.

무엇보다 복귀 시점이 가장 궁금했다. 최준용은 "8월 중에는 1군에 복귀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희망을 드러냈다. 날아간 신인상과 26홀드 목표에 대해선 "돌이킬 수 없는 일이다. 앞으로 다가올 일만 생각하?募?고 답했다.

"일주일 정도는 아무 생각도 들지 않고 나 자신에게 막 화가 났다. 나름대로 잘 관리했는데 안되니까 너무 속상했다. 그래도 상동 연습장에서 트레이너분들과 많은 이야기를 했다. 좀더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된 소중한 3개월이었다."

괴로웠던 시간을 피아노 치기와 독서로 극복했다. 학창시절 체르니 50번까지 피아노를 친 경험이 멘탈 회복에 톡톡히 도움이 됐다. 그는 손혁 전 감독의 '이기는 투수의 심리'라는 책을 추천하며 "재미있게 봤다. 실전에 참고할만하다"라고 평하기도 했다.

쉬는 동안 사직에는 3번 왔다. 최준용은 "올 때마다 져서 그 다음부턴 오지 않았다"면서 한숨을 쉰 뒤 "다신 아프면 안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내가 없는 경기를 보려니 너무 답답하고, 야구가 소중하게 느껴졌다. '유니폼 입고 야구할 때가 가장 행복하다'는 말을 실감했다"고 강조했다.

'근육 파열'이다보니 회복될 때까지 '무조건 휴식'하라는 지시가 내려졌다. 최준용은 그 시간을 웨이트에 쏟았다.

"이번에 3kg 정도 근육을 키웠다. 겉보기엔 말라보이지만 벗은 거 보면 깜짝 놀랄 거다. 그런데 김대우 선배한텐 안된다. 자기 관리 최고봉이다. 어린 선수들하고 비교해도 체형이나 기능에서 밀리지 않는다."

최준용은 7월 28일 열린 청백전에 해설로도 나섰다. '롯데 핵인싸'다운 입담과 각종 에피소드를 뽐내 팬들을 즐겁게 했다. 친하지만 자신을 괴롭히는 후배로는 김진욱과 나승엽을 꼽았다. "나승엽은 카풀을 해주면서 친해졌다. 잘못된 선택이었다. 이젠 내가 자기 기사인줄 안다. 김진욱은 올림픽 대표 뽑히고 나서 '형 대신 잘 갔다올게~'하는데 너무 얄밉더라. 선배들한테 인사나 잘하고 다니라고 해줬다"는 뒷이야기를 전했다. "올림픽은 내 자리가 아니었던 거 같고, 아시안게임을 노려보겠다"는 속내도 드러냈다.

"난 해설은 처음이었는데, 시원하게 잘한 것 같다. 끝나고 나니 후련하다. 어제 정훈 선배는 너무 진지하더라. 2회까지 보다 '노잼'이라 껐다. 향후 해설위원은 어려울 것 같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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