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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팀에도 튄 호텔음주 불똥, 좌완루키 삼총사에 쏠리는 눈 [SC포커스]

정현석 기자

입력 2021-07-17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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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팀에도 튄 호텔음주 불똥, 좌완루키 삼총사에 쏠리는 눈
2021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SSG 랜더스의 경기가 1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렸다. 6회말 등판한 삼성 이승현이 역투하고 있다. 인천=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21.07.01/

[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삼성 좌완 루키 이승현(19). 지난해 고교야구 무대를 장악했던 좌완 3대 천왕 중 가장 늦게 1군 무대에 데뷔한 선수다.



강력한 구위와 두둑한 배짱으로 파란을 일으키며 등장했다. 당시 이승현은 "이의리(KIA) 김진욱(롯데) 등 (먼저 1군 무대에 데뷔한) 친구들보다 늦어졌지만 조바심을 가지지 않으려고 생각하며 준비했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공교롭게도 또 한번 그런 상황이 됐다.

이의리에 이어 김진욱이 대표팀에 깜짝 발탁됐다. 방역수칙 위반으로 물의를 일으켜 태극마크를 자진반납한 NC 내야수 박민우 대신 선택을 받았다. 신인 선수로선 두번째 승선.

고졸 좌완 3대 천왕 중 이승현만 태극마크를 달지 못하게 된 셈. 어린 나이에 살짝 마음이 흔들릴 수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실망은 이르다

문이 완전히 닫힌 건 아니다. 대표팀 내 최종 엔트리 조정 가능성이 남아있다.

우선, 프로야구를 중단시킨 호텔 음주 사건 불똥이 대표팀에도 튀었다. NC를 넘어 타 구단으로 일파만파 확산되는 상황. 일탈행위를 저지른 문제의 선수 중에는 또 다른 대표팀 선수도 있다. 교체 가능성이 있다.

LG 베테랑 좌완 차우찬 변수도 남아있다.

지난달 초 부상을 털고 복귀한 차우찬은 3경기에서 16이닝 2실점의 완벽한 모습으로 기대감을 높였다. 좌완 베테랑이 부족한 대표팀에 단비 같은 존재였다.

하지만 복귀 후 네번째 경기였던 지난달 26일 삼성전부터 삐걱거리기 시작했다. 5이닝 7실점을 하더니 설상가상 지난 5일 한화전에서는 1⅓이닝 만에 5실점 후 조기 강판됐다. 패스트볼 최고 구속이 140㎞에 미치지 못하며 살짝 우려를 자아냈다. 급기야 컨디션 점검 차원에서 지난 6일부터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

김경문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도 차우찬의 갑작스러운 '변화'에 주목했다.

몸 상태가 정상이 아니라면 교체할 수 있다는 판단. 체크에 나섰다. 17일로 예정됐던 차우찬의 전반기 마지막 등판 경기를 면밀히 살펴보며 최종 판단을 내릴 예정이었다.

하지만 갑작스러운 코로나19 감염 사태가 변수가 됐다. 리그가 1주일 당겨 중단되면서 이 같은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결국 대표팀 소집 후 현재 컨디션에 대한 코칭스태프와 선수 본인의 판단을 참고해 최종 결정을 할 예정이다.

만약 차우찬 등 투수 쪽에서 공백이 생긴다면 왼손 투수가 부족한 대표팀 마운드 구성상 좌투수가 발탁될 가능성이 크다. 이승현까지 좌완 루키 3대 천왕 모두 대표팀에 합류하는 그림을 배제할 수는 없는 이유다.

한국야구의 미래를 중시하는 김경문 감독은 평소 젊은 투수들을 조기 육성을 주장해왔다.

특히 갈수록 마운드 차이가 더 벌어지고 있는 숙적 일본 야구에 맞서기 위한 좌완 영건 발굴의 필요성을 역설해왔다. 류현진 김광현 양현종의 황금트로이카의 뒤를 잇는 특급 좌완 육성이 절실한 상황.

이의리 김진욱 이승현은 주목할 만한 미래다. 실제 많은 전문가들은 고교 시절 부터 "이들 중 류현진 김광현 양현종이 나온다"고 주장해 왔다. 떡잎부터 달랐던 세 투수. 프로 무대에 입문하기 무섭게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김경문 감독도 "세 투수 모두 마운드 위에서 차분하게 싸울 줄 안다"며 신인답지 않은 자세를 칭찬했다. 이어 "드물게도 이들 세명의 좌완 투수 모두 타점이 높다"며 메커니즘 적 장점에도 주목했다.

이의리와 김진욱의 깜짝 발탁은 이 같은 평소 소신의 연장선상에 있다.

김진욱을 깜짝 발탁한 김 감독은 "중간 투수로 나와 씩씩하게 던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남미와 미국의 힘 있는 타자들은 투수들이 공격적으로 막 치고 들어가야 볼에도 스윙이 나온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승현에 대한 인상도 긍정적이다.

150㎞가 넘는 강력한 패스트볼 구위와 엄청난 각도의 커브, 슬라이더를 구사하는 이승현 역시 현재 자리가 없을 뿐 언제라도 승선 시키고 싶은 한국야구의 미래 중 한명이다.

이승현은 대표팀과 평가전을 치를 라이징스타 팀에 이름을 올렸다. 함께 올라있던 김진욱이 라이징스타팀에서 대표팀으로 이동했듯 이승현에게도 여전히 기회는 남아있다.

과연 대한민국 야구의 10년 미래를 이끌어갈 좌완 루키 트리오가 성인 대표팀이란 꿈의 무대에서 뭉치게 될까. 이승현이 막차를 탈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 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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