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피렐라가 솔로홈런을 치고 기뻐하고 있다. 대구=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21.07.10/
[대구=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호세 피렐라(삼성 라이온즈)는 '복덩이'를 넘어 팀 역사상 최고의 외국인 타자가 될 수 있을까.
피렐라는 10일 롯데 자이언츠 전에서 1회 박세웅의 슬라이더를 통타, 좌측 담장 125m 너머로 날려보냈다. 이날 팀의 3대2 신승을 이끈 한 방이었다.
이로써 피렐라는 올시즌 외인 타자들 중 처음으로 20홈런 고지를 밟았다. 양의지(NC 다이노스) 최정(SSG 랜더스)와 더불어 KBO리그 홈런 공동 1위다.
홈런 외에도 타점 2위(65개) 최다안타 3위(101개) OPS 5위(출루율+장타율, 0.930) 등 각종 타격 부문 최상위권의 기량을 지녔다. 숫자에 담기지 않는, 다칠까봐 걱정되는 전력질주와 팀 분위기를 이끄는 열정까지 겸비했다.
피렐라는 '신입 외인 잔혹사'가 몰아친 올해 유일하게 살아남은 '신입 외인 타자'다. 데이비드 프레이타스(키움 히어로즈) 조일로 알몬테(KT 위즈) 라이온 힐리(한화 이글스)는 퇴출됐지만, 피렐라는 삼성의 우승 도전을 최선두에서 이끌고 있다.
삼성의 역대 외인 타자 중 '효자'를 꼽으라면 단연 야마이코 나바로가 첫손에 꼽힌다. 2014~2015년 2년간 무려 79홈런 236타점 OPS 0.979를 기록했다. 특히 2015년 48홈런은 역대 KBO 2루수 단일 시즌 최다 홈런이기도 하다. 강한 어깨와 민첩한 푸트워크로 주포지션 2루는 물론 유격수로도 돋보이는 수비를 선보여 팬들을 열광케 했다.
3년간 함께 했던 다린 러프도 경쟁자다. 2017~2019년 평균 타율 3할1푼3리 86홈런 350타점, OPS 0.968을 올렸다. 다소 까다로운 성격이었던 나바로에 비해 큰형마냥 융화되는 능력도 뛰어났다. 발이 빠르진 않지만, 긴 다리로 전력질주하는 열정의 소유자였다. 이 같은 강점을 인정받아 메이저리그(MLB) 재진출까지 성공했을 정도.
하지만 피렐라는 지난 9일 경기에서 삼성 외인 타자 역사상 최소 경기(78경기) 최소 타석(350타석)만에 100안타를 달성했다. 나바로의 79경기 375타석(2014년) 기록을 깨뜨렸다. 이날 1안타 1사구 2볼넷으로 4출루. 이어 10일 경기에선 홈런까지 쏘아올렸다.
6월 이후 다소 페이스가 꺾인 건 사실이다. 6월 OPS는 0.828, 7월에는 0.727에 불과하다. 하지만 허삼영 감독은 피렐라를 향한 걱정에 대해 "특별한 부상은 없고, 타격 페이스가 약간 처질 때가 된 것 같다"면서 "애초에 이 정도 해줄 거라 예상한 사람도 별로 없지 않나. 정말 잘 뛰어주고 있다. 팀에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 (컨디션 문제는)곧 해결될 거라고 본다"며 만족감과 신뢰를 드러냈다.
대구=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