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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로남불' NC-두산 잘못, 왜 다른 구단까지 책임져야 하나[SC직언직설]

박상경 기자

입력 2021-07-11 10:31

수정 2021-07-11 10:32

'내로남불' NC-두산 잘못, 왜 다른 구단까지 책임져야 하나
◇스포츠조선DB

[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NC 다이노스, 두산 베어스의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불똥이 KBO리그 전체로 튀고 있다.



KBO리그 10개 구단 단장들은 11일 오전 비공개 회의를 갖고 리그 중단 여부를 논의한다. 지난 8일부터 NC, 두산 선수단 내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두 팀의 일정이 스톱됐고, 앞서 상대했던 구단들도 일정 중단 사태를 맞았다. 이런 가운데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잦아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또 다른 밀접 접촉자 발생 가능성까지 제기되면서 리그 중단 논의까지 이르게 됐다.

KBO는 지난 3월 내놓은 코로나19 통합 매뉴얼에 '구단 내 확진자가 나와도 자가 격리 대상자를 제외한 대체 선수로 중단 없이 리그를 운영한다'고 정했다. '엔트리 등록 미달 등 리그 정상 진행에 중대한 영향이 있다고 판단하면, 긴급 실행위원회 및 이사회 요청을 통해 리그 중단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는 조항도 넣었다.

이번 리그 중단 논의는 NC, 두산의 사정이 크게 작용했다. 2명의 확진자가 나온 NC나, 3명이 확진 판정을 받은 두산 모두 대부분의 1군 선수들이 밀접 접촉자로 분류된다. 오는 19일부터 시작되는 올림픽 휴식기 전까지 사실상 '2군 체제'로 리그 일정을 소화해야 한다.

규정대로라면 두 팀은 자가 격리 대상자를 엔트리에서 제외하고 퓨처스(2군)에서 대체 자원을 찾아 경기하면 된다. 리그 중위권 순위 싸움과는 별개의 문제다. 모든 팀들이 올림픽 브레이크 전에 조금이나마 승수를 쌓기 위해 노력하는 가운데 리그 중단은 결국 두 팀의 편의를 봐주는 결정이 될 뿐이다. 방역 구멍을 드러낸 두 팀의 문제 탓에 리그 중단까지 논의되는 상황과 그 뒷배경에 오히려 물음표가 붙는다.

지난해 펼쳐진 같은 듯 다른 상황도 들여다볼 만하다. 한화 이글스는 지난해 9월 퓨처스팀 전원이 자가 격리를 한 바 있다. 확진 해당 선수 실명까지 공개됐다. 시즌 막판 부상-체력 저하로 재정비가 필요했던 1군 선수들은 퓨처스로 가는 길이 막히면서 가시밭길을 걸었다. 사실상 팀이 정상 운영되지 못하는 상황이었지만, 오히려 한화는 '선수단 관리 감독 책임'을 이유로 사과문을 발표하고, 리그 일정을 모두 감내했다. NC, 두산의 대응과 이어진 리그 중단 논의를 보면 '내로남불'이라는 단어가 떠오를 수밖에 없다.

KBO리그는 오는 18일 일정을 끝으로 3주간 올림픽 휴식기에 돌입한다. KBO가 리그 조기 중단을 결정하면 그 기간은 확진자 발생 시점부터 3주다. 당장 리그를 중단해도 그 효과는 1주일뿐이다. 리그 중단 결정은 결국 NC, 두산 두 팀의 편의를 봐주는 결정이 될 뿐이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KBO리그 모든 구성원이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철저히 방역 규칙을 준수하고 불편을 감수해왔다. 마스크 착용, 손 씻기, 거리두기만 제대로 해도 확진율이 크게 떨어지는 코로나19 특성상, 확진자 발생은 이유를 불문하고 방역 구멍을 드러낸 것밖에 되지 않는다. NC, 두산의 잘못을 다른 구단까지 책임질 이유가 없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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