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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히어로]"혈이 뚫린 느낌" 조바심 이겨낸 김동엽, '3할 20홈런' 영광 재현할까

김영록 기자

입력 2021-07-11 2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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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이 뚫린 느낌" 조바심 이겨낸 김동엽, '3할 20홈런' 영광 재현할…
2021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가 11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렸다. 6회말 1사 1,2루, 삼성 김동엽이 1타점 2루타를 치고 있다. 대구=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21.07.11/

[대구=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김동엽의 타격 컨디션이 좋다. 김동엽이 잘해주면 우리 타선은 더 강해진다. 오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해보겠다."



김동엽이 모처럼 삼성 라이온즈 타선을 이끌었다. 타율 3할1푼1리 20홈런, 지난해의 영광을 재현할 수 있을까.

김동엽은 11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 전에서 희생플라이와 쐐기 홈런 포함 3타수 2안타 3타점으로 맹활약했다. 이날 삼성은 에이스 스트레일리가 출격한 롯데를 상대로 11대0 대승을 거뒀다.

이날 경기 전 허삼영 삼성 감독은 "모든 타자를 홈런타자로 구성할 수야 없지만, 역시 야구는 OPS다. 출루율과 장타가 어우러져야 강한 타선이다. 상대에게 압박감을 주려면 김동엽의 장타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연습할 때 자기 스윙을 보면 타구의 질이 좋다"는 칭찬도 덧붙였다.

김동엽은 지난해 3할 20홈런 73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865로 커리어 하이를 찍었다. 하지만 올해는 스프링캠프부터 활배근 부상을 당하며 꼬였다. 이후 타격폼을 가다듬는데 실패하며 4월 타율 1할2푼5리(32타수 4안타)의 극심한 부진을 겪었다. 이날 경기 전까지 홈런 없이 타율 1할9푼3리에 불과했다.

6월 들어 조금씩 컨디션을 회복했고, 이날 좋은 활약을 펼치며 올림픽 브레이크까지 남은 일주일과 후반기 활약을 기대케 했다. 김동엽은 지난해에도 8월 12일 이후

타율 3할1푼4리 14홈런 54타점 OPS 0.868로 대폭발한 바 있다.

김동엽은 이날 2회말 1사 1,3루 상황에서 깔끔한 희생플라이로 팀의 선취점을 만들어냈다. 이어 6회말 1사 1,2루에서 1타점 2루타, 7회말 비거리 110m 시즌 1호 솔로홈런을 터뜨리며 모처럼 포효했다. 시즌 첫 홈런, 첫 3타점, 첫 결승타점이다.

경기 후 만난 김동엽은 '히어로 인터뷰 얼마만이냐'는 질문에 "일단 올해는 없고, 작년에 언제 해봤는지 기억이 안난다"며 멋적어했다.

"연습 대 배팅 컨디션이 나쁘지 않았고, 첫 타석에 잘맞은 타구가 나와 자신감이 생겼다. 그동안 나도 답답했다. 큰거 하나만 터지면 혈이 뚫리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있었다. 그게 오늘인 것 같다. 마음 속의 짐을 털어낸 기분이다. 평생 내가 친 홈런 중에 한손가락에 드는 기분좋은 한방이다."

김동엽은 "정확히만 맞추면 타구를 멀리 보낼 수 있다. 외야로 가볍게 보낸다 생각하고 질좋은 타구가 나왔다"며 웃은 뒤 "그동안 고민이 많았는데 속이 좀 뚫린 거 같다. 한번 감잡으면 몰아칠 수 있을 것 같다"고 강조했다.

삼성 지명타자로는 주로 피렐라가 출전한다. 중견수 박해민, 우익수 구자욱의 입지도 단단하다. 때문에 김동엽이 보다 많은 출전기회를 얻으려면 김헌곤과의 경쟁을 이겨내야한다. 김동엽은 수비를 위해 지난해 좌투우타까지 연습했지만, 올시즌 다시 우투우타로 돌아왔다.

김동엽은 자신의 수비력에 대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 오버하지 말고 실수하지 말자는 마음가짐"이라며 "그래도 발이 빠른 편이라 타구를 따라가는데는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시즌 시작이 늦어지다보니 조바심이 났다. 나만 뒤처지는 것 같아 멘털적으로 몸이 좀 억눌렸던 거 같다. 떨쳐내려고 하다보니 벌써 두달이 지났더라."

이날 현장에는 전날에 이어 5890명의 적지 않은 야구팬들이 삼성의 승리를 지켜봤다. 김동엽은 "오늘 팀에 도움이 된 거 같아 기쁘다. 그래도 아직 후반기가 남아있다. 올림픽 브레이크 기간에 잘 정비해서, 작년처럼 자신있는 후반기를 보여드리겠다"고 다짐했다.

대구=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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