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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비하인드]父는 아들 걱정 뿐 "잘해야 할텐데…", 그 아들은 父 걱정보다 훨씬 잘 컸다

김진회 기자

입력 2021-06-25 08:49

父는 아들 걱정 뿐 "잘해야 할텐데…", 그 아들은 父 걱정보다 훨씬 잘…
프로 데뷔전에서 멀티히트를 작성한 '김기태 아들' 김건형. 사진제공=KT 위즈

[수원=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지난 22일 일본에 있던 야구인 아버지는 아들의 시즌 첫 1군 콜업 소식을 듣고 무척 기뻤다. 그러면서 침착하게 오랜 선배로서 자신이 1군에 콜업됐을 때를 떠올리며 값진 조언을 잊지 않았다. "열심히 뛰어다녀라."



김기태 전 KIA 타이거즈 감독과 KT 위즈 외야수 김건형의 부자 스토리다.

요미우리 자이언츠 2군 수석코치를 맡고 있어 일본에 있는 김 전 감독은 항상 아들 걱정 뿐이다. 지난 24일 수원 KIA전을 앞두고 아들 김건형의 프로 데뷔 확정 소식을 전하자 야간경기를 끝내고 답장을 보내왔다. 김 전 감독은 "부족한 점이 많을텐데 걱정이다. 잘해야 할텐데…"라고 얘기했다.

오래 떨어져 지내 잘 챙겨주지 못했던 아들이었다. 두 아들은 아내와 함께 미국에서 중·고교와 대학교까지 다녀 김 전 감독은 기러기 생활을 오래 했다. 그러나 시간 날 때마다 영상통화로 얼굴을 보고 미국으로 날아가 가족을 챙겼다.

사실 피는 속일 수 없었다. 두 아들이 김 전 감독의 타고난 운동감각을 빼닮았다. 맏아들 김건형은 야구선수로 프로가 됐고, 둘째 아들은 골프선수로 성장 중이다.

아버지와 아들의 활동 무대가 갈렸다. 김 전 감독은 2019년 5월 중순 KIA에서 자진사퇴를 하고 야인으로 지내고 있었는데 지난해 말 일본에서 아베 신노스케 요미우리 2군 감독에게 러브콜을 받았다. 그래서 좋은 대우를 받고 수석코치로 일본으로 건너갔다. 헌데 김건형은 국외선수 트라이아웃을 거쳐 2차 8라운드로 KT 유니폼을 입었다. 한국에서의 부자 상봉은 이뤄지지 않았다.

그래도 아들은 아버지의 걱정보다 훨씬 잘 컸다. 김건형은 프로 데뷔전에서 멀티히트를 작성했다. 이날 7번 겸 우익수로 선발출전해 4회 두 번째 타석에서 김유신을 상대로 데뷔 첫 안타를 신고했다. 김선빈은 센스있게 김건형이 친 데뷔 첫 안타 기념 공을 KT 더그아웃 쪽으로 던져줬다. 이어 2-3으로 추격한 1사 1루 상황에서 좌전안타로 1사 1, 2루를 만들기도.

경기가 끝난 뒤 김건형은 "선발 얘기를 들었을 때 꿈 같았다. 떨리진 않았다. 시범경기 때 나름 기회를 많이 주셔서 잘 적응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잘하려고 하지 않고 기본에 충실했다. 상상했던 데뷔전과 비슷한 모습이 나왔다. 특히 내가 선발출전한 날 승리해 값졌다"고 덧붙였다.

또 "아버지께 콜업 얘기를 드렸을 때 '열심히 뛰어다니라'고 하셨다. 선발출전해 멀티히트를 했다는 소식을 전하게 되는 것도 설렌다. 아버지 말씀대로 열심히 뛰어다니겠다"고 말했다. 수원=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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