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뉴스

[SC핫플레이어]"장점 살렸으면…" 살렸다! 그 장점...돌아온 '백쇼 타임'

정현석 기자

입력 2021-06-02 06:09

more
"장점 살렸으면…" 살렸다! 그 장점...돌아온 '백쇼 타임'
2021 KBO리그 SSG 랜더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가 1일 인천SSG랜더스필드 열렸다. 8회말 2사 삼성 백정현이 마운드에서 내려가고 있다. 인천=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1.06.01/

[인천=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4→5→4→4→4'



4월23일 KIA전 부터 5월18일 키움전까지 삼성 백정현의 실점. 매 경기 5이닝 이상 버텨주며 선발 역할을 했지만 한 고비 씩을 넘지 못했다.

안타까운 삼성 허삼영 감독은 "장점을 살렸으면 좋겠다. 백정현 선수는 익스텐션과 디셉션이 좋아 눈에 보이는 속도 보다 체감 속도가 2,3㎞ 빠르게 느껴지는 투수다. 140㎞대 초반만 나와도 공략이 쉽지 않다. 맞더라도 가장 강하고 힘있는 공으로 후회없이 던졌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기다렸다는 듯 백정현은 달라졌다. 사령탑의 바람을 마운드 위에서 곧바로 실천했다. 긴 이닝 소화를 위해 분산하던 힘을 1회부터 집중하기 시작했다. 백정현 표 직구가 살아났다. 140㎞만 넘어도 위력적이라는 바로 그 공. 타자들의 타이밍이 늦거나 허공을 가르기 시작했다. 패스트볼이 살아나자 슬라이더, 체인지업, 투심 효율성이 높아졌다.

한참 좋을 때 커쇼를 방불케 한다고 해서 붙여진 별명, '백쇼'가 돌아왔다.

삼성 백정현이 올시즌 최고 피칭으로 난세의 영웅으로 떠올랐다.

백정현은 1일 인천 SSG랜더스파크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의 시즌 4차전에 선발 등판, 7⅔이닝 4안타 2볼넷 4탈삼진 무실점의 눈부신 호투를 펼쳤다. 타선 지원 불발로 승리를 챙기지 못했지만 155㎞ 광속구로 삼성 타선을 누른 SSG 에이스 윌머 폰트와 다른 스타일의 명품 투수전을 펼쳤다.

구위로 압도한 폰트와 허허실실 피칭으로 상대 타자를 농락한 백정현 모두 시즌 최고의 피칭을 선보였다. 모처럼 보는 특급 선발 맞대결. 야구의 또 다른 재미를 선사한 명승부였다.

백정현은 1회 유일한 위기를 맞았다.

선두 오태곤을 안타로 출루시켰지만 1사 후 추신수 타석 때 날카로운 견제구로 런다운 끝에 주자를 지웠다. 직후 추신수의 좌중간 2루타가 터졌다. 견제사가 없었다면 선제 실점할 뻔 했던 장면.

1회 위기를 벗어난 백정현은 난공불락이었다. 평소보다 빠른 템포와 빨라진 패스트볼을 앞세운 강약조절에 SSG 타자들이 속수무책 물러났다. 단 69구 만에 6이닝을 마쳤다. 삼자범퇴가 3차례. 4회 추신수 볼넷, 5회 2사 후 이재원 안타가 출루의 전부였다. 평소 5이닝이면 거의 채웠던 한계 투구수. 이날은 무려 7⅔이닝을 던지고도 단 92구 밖에 되지 않았다. 그만큼 살아난 패스트볼 위주로 과감하고 공격적인 피칭을 이어갔다.

삼성 허삼영 감독은 "속구 위력이 이전보다 살아나면서 2,3번째 구종에 상대 타자들이 부담을 가지고 있다. 힘 분배를 안하고 이닝을 짧게 짧게 가져가는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 장점을 살린 투구라고 본다"고 호투 비결을 분석했다.

시즌 초 130㎞대 중후반에 머물던 백정현의 패스트볼 최고 구속은 141㎞에 달했다.

라이블리의 어깨 부상 이탈과 외인 교체 과정에 있는 삼성.

대체 선발 이승민은 지난 30일 두산전 이후 다시 말소된 상태다. 원태인 마저 최근 2연패 후 컨디션 조절을 위해 한턴을 거르며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선발진의 불안정성이 커지는 상황 속 '백쇼' 백정현의 부활. 웃음기 사라졌던 삼성 벤치에 미소를 되찾아주고 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