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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인터뷰]"날 믿어!" 19세 포스트 오지환 이끈 캡틴의 원포인트 레슨

김영록 기자

입력 2021-05-27 18:54

수정 2021-05-28 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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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 믿어!" 19세 포스트 오지환 이끈 캡틴의 원포인트 레슨
2021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LG 트윈스의 경기가 26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렸다. LG 이영빈. 부산=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1.05.26/

[부산=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김현수 선배님께서 매 타석마다 투수 공략법을 알려주신 덕분에 3안타를 칠 수 있었다."



LG 트윈스의 샛별이 떠올랐다. 19세 신인 유격수 이영빈이다.

이영빈은 26~27일 롯데 자이언츠를 상대로 이틀 연속 선발 출전했다. 안구건조증으로 빠진 오지환의 자리에 깜짝 발탁한 것.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26일 데뷔 첫 2루타와 도루 포함 4타수 3안타를 기록하며 LG의 역전승을 이끌었다. 27일에는 데뷔 첫 타점까지 올리며 승승장구했다.

인터뷰에 임한 이영빈은 "내가 상상했던 데뷔전보다 오늘의 내가 훨씬 더 잘했다"며 활짝 웃었다. 이럴 땐 영락없는 19세 소년이다.

"내가 해야할 일은 타격보다는 수비다. 오지환 선배님의 공백을 메우는 게 최우선이다. 깔끔한 안타 하나 치고, 수비도 못하지는 않는 나 자신을 상상했었다. 안타를 3개나 칠 줄은 몰랐다. 팀이 이겨서 더 좋다."

26일 경 집요한 견제를 이겨내고 데뷔 첫 도루를 성공시켰다. 이영빈은 "고교 시절엔 도루 능력이 없었는데, 프로 와서 코치님들 덕분에 늘었다"면서 "김호 코치님께서 '(투수가)다리 들면 뛰어봐!'라고 하셨다. 뛰니까 세이프가 되더라"며 웃었다.

우타자가 많은 롯데의 특성상 유격수에게 향하는 타구가 많았지만, 안정감 있게 잘 처리해냈다. 26일 경기에서 첫회 병살타를 잡은 뒤 불필요한 긴장이 빠진 덕분이다.

'캡틴' 김현수에겐 특별한 감사의 뜻을 표했다. 매 타석에 들어서기에 앞서 김현수로부터 투수의 주요 구종과 공략법에 대해 '속성 강의'를 받았다는 것. 이영빈은 "이 투수는 어떤 공을 던진다, 카운트가 유리(불리)해지면 어떤 구종을 노리면 공략하기 좋다고 알려주신 대로 치니까 결과가 잘 나왔다"면서 수줍게 웃었다. 이어 "캠프 때는 (김현수 같은)대선수와 함께 하는 것만으로도 신기했다. 앞으로도 많이 배우겠다"고 덧붙였다.

이영빈의 주 포지션은 유격수. 그런데 LG 사령탑은 왕년의 명유격수 류지현 감독이다. 이영빈은 "1군에서 뛰려면 우선 수비다. 감독님은 현역 시절 수비를 워낙 잘하셔서인지 기대치가 크신 것 같다"면서 "항상 수비가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아직 아쉬운 부분이 많다. 전체적으로 보완할 필요가 있다"며 루키답지 않은 깊은 속내를 드러냈다.

류지현 감독은 "아직 풋워크라던지, 수비 쪽에선 좀 투박한 건 사실"이라면서도 "자질은 충분하다. 특히 공격 포텐이 굉장히 크다. 앞으로도 좋은 내야수로 클 인재"라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영빈의 아버지는 과거 빙그레 이글스에서 뛰다 현재는 대전 리틀야구단 감독으로 재직중인 이민호다.

이영빈은 "선발 출전이 그날 점심쯤 결정됐는데, 일부러 전화 안드렸다. 그런데 다 보셨다 하더라. '프로 첫 선발인데 잘 치렀다'고 칭찬해주셨다"며 뿌듯하게 미소지었다.

부산=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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