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잠실구장에서 펼쳐진 롯데 자이언츠-두산 베어스전은 이런 평범한 진리를 증명한 승부였다. 롯데는 매 이닝 주자가 출루하면서 득점권 포지션까지 갔음에도 후속타 불발에 울었다. 반면 두산은 한 번의 찬스를 놓치지 않는 집중력으로 차곡차곡 점수를 쌓아가면서 결국 승리까지 만들었다.
롯데 타선은 이날 두산 선발 투수 워커 로켓이 마운드를 지킨 6회까지 매 이닝 주자가 출루했다. 하지만 잔루 7개를 남겼을 뿐, 단 한 점도 뽑아내질 못했다. 2회초 2사 1, 3루, 4회초 1사 1, 2루 등 득점 찬스가 이어졌지만 번번이 후속타 불발에 울었다. 두 번의 찬스가 모두 하위 타선에서 걸린 게 아쉽다면 아쉬운 대목. 그러나 3회부터 5회까지 3이닝 연속 선두 타자가 출루했음에도 무득점에 그친 부분은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다. 두산의 호수비가 아닌 삼진, 범타로 찬스가 무산된 것은 뼈아팠다.
올 시즌 전까지 두 팀을 바라보는 시선은 사뭇 달랐다. 두산이 오재일 최주환의 이탈로 발생한 전력 누수로 예년과 같은 5강 수성이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꽤 있었다. 반면 지난해 꼴찌에서 7위로 반등한 롯데는 타선 파괴력을 앞세워 가을야구의 꿈을 이룰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나란히 40경기를 치른 현재 두산은 5할 승률을 유지하며 상위권 도약을 노리는 반면, 롯데는 감독 교체 내홍 속에 최하위 자리에 머물러 있다. 주말 끝자락에 펼쳐진 두 팀의 승부는 여전히 '클래스 차이'가 좁혀지지 않음을 단적으로 드러내기에 충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