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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초점]'1번 출루율 리그 1위→2번 꼴찌' 최재훈 카드까지 꺼낸 수베로호

박상경 기자

입력 2021-05-16 06:00

'1번 출루율 리그 1위→2번 꼴찌' 최재훈 카드까지 꺼낸 수베로호
◇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

[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기분 좋게 출발해도 흐름이 끊기기 일쑤다. 올 시즌 초반 한화 이글스 타선의 행보가 그렇다.



15일까지 1번 타자 정은원의 출루율은 0.433으로 100타석 이상 소화한 KBO리그 내 1번 타자 중 1위다. 안타(34개)는 적지만, 리그 전체 타자 중 가장 많은 34개의 볼넷을 골라내면서 수베로 감독이 중시하는 출루를 완벽하게 수행하고 있다.

그런데 2번 타자로 눈을 돌리면 이런 정은원의 활약이 무색해진다. 2번 타순에서의 팀 타율은 고작 1할8푼1리, 출루율은 0.280에 그치고 있다. 정은원이 1루 베이스를 밟아도 진루 대신 아웃카운트가 늘어나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급기야 수베로 감독은 포수 최재훈을 14일 고척 키움전에서 2번 타자로 놓는 변화를 택했다.

올 시즌 한화는 박정현 장운호 강경학 노수광 등 여러 타자들이 2번 타자 역할을 맡았다. 하지만 초반 페이스가 괜찮았던 박정현과 장운호가 상대 투수들의 변화구 공략에 애를 먹으면서 타격 페이스가 떨어졌고, 강경학은 초반 부진으로 인한 부담을 떨쳐내지 못하면서 재정비를 위해 2군으로 내려갔다. 지난달 말 옆구리 부상에서 회복한 노수광이 복귀하기는 했으나, 아직까지 2번 타순을 맡길 정도의 타격 페이스는 아니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팀 타선 전체의 페이스까지 떨어질 조짐을 보이자, 수베로 감독은 선구안과 타격 페이스가 괜찮았던 최재훈을 위로 올리는 '임시 처방'을 내놓은 것이다. 최재훈은 2번 타순에서 멀티 출루로 팀 승리의 가교 역할을 하며 임무를 충실히 수행하긴 했다. 그러나 포수로 체력 부담이 상당한 그에게 마냥 2번 타자 자리를 맡길 순 없는 노릇.

수베로 감독이 바라는 2번 타자의 역할은 '진루'다. 높은 출루율에 비해 아직까지 도루 센스가 완벽하지 못한 정은원을 최소 득점권에 보낼 수 있는 타자를 원한다. 이후 중심 타선에 위치하는 또다른 '코어'인 하주석과 노시환이 해결사 역할을 하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수베로 감독은 "정은원의 출루율이 높지만 도루에 특화된 선수로 보긴 어렵다. 정은원이 도루에 전문성이 있었다면, 2번 타자 자리엔 상황에 맞는 타격을 할 수 있는 타자를 선호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수베로 감독은 "우리가 하고 있는, 내가 추구하는 야구를 하기 위해선 히트앤드런이나 다양한 작전 수행할 수 있는 타자가 (2번 타순에) 들어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화 타선이 득점력 상승을 넘어 타순을 안정시키기 위해선 결국 2번 타순에서 해답을 찾아야 한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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