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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초점]'대량득점→침묵' 반복하는 한화 타선, 눈앞 결과 아닌 변화 확신 필요한 때

박상경 기자

입력 2021-04-29 07:00

'대량득점→침묵' 반복하는 한화 타선, 눈앞 결과 아닌 변화 확신 필요한…
◇대전=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

[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시즌 초반부터 한화 이글스 타선의 널뛰기가 계속되고 있다.



방망이가 달궈졌다가 식기를 반복하고 있다. 지난 24일 대전 LG전에서 18안타 19득점을 올렸던 한화 타선은 이후 3경기서 단 3득점(10안타)에 그쳤다. 3경기 중 두 경기가 영봉패, 경기당 평균 안타도 4개를 넘지 못했다. 앞선 18일 창원 NC전(11대3)과 20일 대전 키움전(7대3)에서 이틀 동안 안타와 득점을 몰아치다 이후 3경기서 하향곡선을 그렸던 패턴과 비슷하다.

팀 타선의 사이클은 파도와 같다. 144경기 동안 매일 같은 타격감을 유지하긴 어렵다. 침체와 반등의 연속이다. 하지만 페이스를 일정하게 가져가지 못한 채 롤러코스터를 타는 것은 우려를 살 만하다.

어쩌면 당연한 결과일지도 모른다. 한화는 지난해 팀 타율(2할4푼5리), 팀 OPS(출루율+장타율·0.658), 팀 홈런(79홈런) 모두 꼴찌였다. 유일하게 두 자릿수 팀 홈런에 머문 팀이었다. 다수의 베테랑이 팀을 떠났고, 젊은 선수들이 빈자리를 채웠다. 분위기를 타면 걷잡을 수 없이 타오르지만, 실마리를 잡지 못할 땐 꼴찌 시절의 자신감 결여, 경험 부족이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최근 한화를 상대하는 팀 배터리들은 빠르고 과감한 볼 배합에 초점을 맞추는 눈치. 한화 타자들이 제각각 설정한 존 이외의 공에 방망이를 내밀지 않는다는 점을 역이용해 배팅 코스를 피하는 존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 경기 수가 거듭되면서 타선의 침체가 길어지는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심적 문제도 커 보인다. 타석에서 원하는 결과를 내지 못했을 때 당황하거나 위축되는 경향이 강하게 나타난다. 수베로 감독은 취임 이후 '실패할 자유'와 '신념'을 강조하면서 선수들이 그라운드에서 결과를 내지 못하더라도 주변 시선을 의식하거나 위축되지 말 것을 주문해왔다. 하지만 여전히 개개인의 마음 한편엔 변화와 성공에 대한 물음표가 남아 있는 눈치다.

지난 20경기를 돌아보면 한화 타선이 조금씩 바뀌고 있다는 지표가 하나둘씩 보이고 있다. 2020시즌 20경기를 소화한 시점에서 한화 타선은 167안타(13홈런)를 만들었음에도 70타점 73득점에 그쳤다. 병살타(20개)가 경기당 1개꼴로 나왔고, 볼넷(49개)도 경기당 2개를 간신히 넘겼다. 출루율도 0.311에 그쳤다. 그러나 올 시즌 20경기를 치른 현재 한화는 161안타(11홈런)로 지난해보다 안타 수가 줄었음에도 89타점 97득점을 만들어냈다. 병살타(16개)가 하락한 반면, 볼넷(82개)과 출루율(0.332)은 상승했다. 아직 시즌 초반이지만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이 강조해온 출루율 상승과 효율적 득점이 자리를 잡아가고 있음을 볼 수 있는 대목이다.

한화는 빅리그 스타들을 키워낸 '타격 장인' 조니 워싱턴 코치가 타자들을 이끌고 있다. 하지만 그가 부임한 이후에도 한화 타선이 극적으로 반등할 것으로 내다본 이는 많지 않았다. 여전히 설익은 미완의 대기가 즐비한 한화의 여건상, 시즌을 거치며 숱한 시행착오를 거쳐야 비로소 가능성을 드러낼 것으로 전망됐다.

수베로 감독은 "선수들이 하루아침에 바뀔 순 없다. 우리 모두 과정을 밟아가고 있다"며 긴 싸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면서도 "계속 자신감을 심어주다 보면 그 과정 끝에 선수가 재능을 꽃피우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금의 한화는 눈앞의 결과가 아닌 변화에 대한 확신과 신념을 갖고 스스로 길을 개척해 나아가는 모습을 바라보고 있다. '1군 타자' 타이틀을 짊어진 선수들이 곱씹어야 할 부분이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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