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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핫플레이어]삼성, 가을야구 갑니까? '왕조시절 수호신' 오승환이 답했다

정현석 기자

입력 2021-04-29 0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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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가을야구 갑니까? '왕조시절 수호신' 오승환이 답했다
2021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가 25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렸다. 통산 300세이브를 달성한 오승환이 기뻐하고 있다. 광주=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1.04.25/

[대구=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삼성 라이온즈 수호신 오승환(39).



그는 말이 앞서는 스타일이 아니다. 전인미답의 전설적 위업을 달성했건만, 그 어떤 장담도 하지 않는다. 말은 아끼고 그저 몸으로 최선을 다할 뿐이다. 오죽하면 별명 중 하나가 돌부처일까.

그런 그에게 돌발 질문이 날아 들었다. '삼성, 가을야구 갑니까?'

잠시 생각에 잠겼던 그가 답했다.

"섣부르게 약속은 못 드릴 것 같고요. 다만, 분명한 사실 하나는요. 팀이 점점 강해지고 있다는 점이에요. 한경기, 한경기를 치를 수록 이기는 법을 알아가는 단계라 할까요. 앞으로 점점 더 무서워 질거라 생각해요. 자리가 잡히면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팀이 될 겁니다."

오승환의 이 정도 말이면 엄청난 확신이다.

산전수전 다 겪은 불혹의 전설. 삼성의 최전성기, 왕조 시절의 끝판왕이다. 척 보면 안다. 비록 내 소속 팀에 대한 가중치를 완전히 배제하긴 어렵지만 객관성은 담보할 만 하다.

실제 삼성의 시즌 초 행보는 심상치 않다.

비록 시즌의 15%쯤 지난 초반이고, 상하위권 격차도 촘촘하지만 삼성은 28일 현재 13승9패로 단독 1위로 올라섰다. 왕조 마지막 시기였던 2015년 10월6일 이후 무려 2031일 만의 1위 등극(개막 10경기 이후 기준).

의미 있는 사실은 오재일과 최채흥, 두 투-타 주축 선수가 거의 없던 사이 이뤄낸 성과라는 점이다. 두 핵심 선수가 건강하게 돌아와 안착할 경우 투-타에 미칠 시너지 효과는 설명이 필요없다. 이미 27일 대구 NC전에 첫 출전한 오재일은 3안타 1볼넷의 100% 출루로 중심을 잡으며 9대0 대승의 마중물이 됐다.

최고참 오승환의 눈은 암흑기 동안 꾸준히 성장해온 젊은 후배들에 머물러 있다. 원태인 최채흥 최지광 김윤수 등이 성장 단계를 지나 완성 단계에 도달할 시즌. 실제 슬라이더를 장착한 원태인은 부쩍 강력해진 모습으로 지난 2년 되풀이 했던 전강후약의 실패를 반복하지 않을 참이다. 타선 짜임새가 좋아진데다 선발 야구가 안정되면 꾸준한 성적이 담보될 수 밖에 없다. 라이온즈파크에 오승환 등장곡 '라첸카 세이브 어스'가 울려퍼질 일도 많아질 것이다.

오승환의 예언이 현실이 되면? '많이 바빠지겠네요?'라는 농담에 오승환이 씩 웃으며 답한다.

"많이 올라가서 많이 이겨야죠."

만족을 모르는 전설적 클로저. 오늘을 사는 그가 내일의 팀을 향해 미소를 던졌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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