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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리포트]존재감 과시한 롯데 이대호, 하지만 끝엔 SSG 추신수가 웃었다

박상경 기자

입력 2021-04-04 16:57

수정 2021-04-05 08:11

존재감 과시한 롯데 이대호, 하지만 끝엔 SSG 추신수가 웃었다
4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KBO리그 개막전 SSG 랜더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가 열렸다. 5회 볼넷으로 출루한 추신수가 2루 도루를 성공시키고 있다. 인천=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21.04.04/

[인천=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4일 인천 랜더스필드.



화제가 만발한 이곳에서 단연 관심을 끈 이는 이대호(39·롯데 자이언츠)와 추신수(39·SSG 랜더스). 동갑내기 친구의 맞대결은 시작부터 화제였다. 개막 직전 추신수가 가래톳(골반 부근) 자극으로 출전 여부가 불투명 했으나, 훈련 결과 출전에 이상이 없다는 판단이 내려지면서 맞대결이 성사됐다. 부산 출신 82년생 동갑내기로 한국 야구를 대표해 온 두 선수가 21년 만에 다시 국내에서 맞대결을 펼친 이날 과연 누가 웃을 지에 모두의 관심이 집중됐다.

기선 제압을 한 쪽은 이대호였다. 팀이 0-1로 뒤지고 있던 4회초 1사 2루에서 SSG 선발 투수 아티 르위키의 공을 당겨쳐 좌전 동점 적시타를 만들어냈다. 이대호는 1루 베이스를 밟은 뒤 3루 측 롯데 벤치를 향해 오른손을 치켜들며 주먹을 불끈 쥐는 세리머니로 기쁨을 드러냈다.

SSG 합류 후 채 한 달이 되지 않은 시점에 공식전 선발로 나선 추신수의 감각은 100%가 아니었다. 두 번째 타석에서 좌중간 펜스 앞까지 뻗는 큼지막한 타구를 만들기도 했으나 힘은 부족했다. 그러나 추신수는 세 번째 타석에서 롯데 에이스 댄 스트레일리를 상대로 볼넷을 골라낸 뒤 2루 도루까지 성공시키면서 박수를 받았다. 40줄을 바라보는 나이였지만 20대 초중반 젊은 선수들과 견줘 뒤지지 않는 스피드를 뽐냈다.

이날 추신수는 8회말 마지막 타석에서도 침묵하면서 무안타로 국내 데뷔전을 마쳤다. 하지만 마지막에는 미소를 지었다. SSG는 홈런 두 방으로 롯데의 추격을 따돌리고 안방에서 첫 승을 신고했다. 2회말 선두 타자 최 정의 우월 솔로포에 이어 1-1 동점이 된 4회말엔 FA로 새롭게 합류한 최주환이 큼지막한 우월 투런포를 뽑아내면서 다시 격차를 벌렸다. 추신수는 최 정, 최주환이 홈런을 뽑아낼 때마다 더그아웃 맨 끝에서 선수들을 기다리며 밝은 표정으로 하이파이브를 나눴다. 롯데는 김준태의 솔로포로 1점을 더 추격했으나, SSG 불펜을 깨지 못했다. SSG는 8회말 1사후 롯데 최준용을 상대로 최 정, 최주환이 백투백 홈런까지 보태면서 5대3 승리를 완성시켰다.

82년생 동기생 간 자존심 싸움에선 이대호가 존재감을 과시했지만, 마지막에 웃은 쪽은 팀 승리와 함께 하루를 마무리 한 추신수였다.

인천=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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