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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끝나고, 한참 뒤까지 홀로 훈련' 19세 특급 신인 골절상, 왜 안타까웠나

[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정말 열심히 한 선수라 더 안타깝네요."

키움 히어로즈는 2024 시즌 KBO리그의 신데렐라가 되고 있다. 모두가 '1약' 후보라며 평가절하 했는데, 18경기를 치른 시점 성적표는 충격적이다. 12승6패 2위. 개막 4연패 후 7연승을 달렸고, 다시 5연승이다. 이제는 어떤 팀도 키움을 만만히 보지 못한다.

하지만 악재도 있었다. 고졸신인 유격수 이재상이 손가락 골절상으로 1군에서 이탈했다.

14일 롯데 자이언츠전을 앞두고 수비 훈련 중 오른쪽 약지 손가락에 공을 맞았다. 하필 운도 없이, 손가락 뼈가 부러지고 말았다. 16일 수술대에 올랐다. 최소 한달의 시간이 날아가게 됐다.

성남고를 졸업한 이재상은 지난해 열린 신인드래프트에서 키움이 2라운드에 지명한 대형 유망주. 1m83,85kg으로 유격수 치고 체격이 좋다. 고교시절부터 타격에 있어서는 최고 수준 내야수로 평가받았다.

수비는 풋워크, 글러브질 등은 아직 프로 레벨에서 완벽하지 않지만 어깨 하나 만큼은 선배들 못지 않다. 키움 코칭스태프는 어깨가 워낙 강하니, 안정적으로 공만 잘 잡아주면 프로에서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하고 공을 처리하는 부분에 집중 훈련을 시켰다.

LA 다저스와의 '서울시리즈' 경기에도 주전으로 나섰다. 선배 김휘집의 손가락이 좋지 않기도 했고, 홍원기 감독이 키워보고자 하는 의도도 있었다. KIA 타이거즈와의 개막전에도 선발 유격수로 나섰다.

물론 프로의 벽은 높았다. 잠시 김휘집에게 유격수 자리를 돌려줬지만, 김휘집이 수비에서 불안한 모습을 보여 다시 주전 유격수 자리로 돌아온 와중에 불운한 사고가 터지고 말았다.

연습에 골절상은 이례적인 일. 요령 있는 베테랑과 달리 의욕 넘치는 이재상은 오른손을 글러브에 대고, 정자세로 포구를 하다 다치고 말았다. 홍 감독이 안타까워한 이유다. 홍 감독은 자신이 처음부터 이재상을 너무 들뜨게 했다며, 그래서 나온 부상이라고 자책했다.

키움 관계자 역시 "프런트는 경기가 끝나고, 다른 일들을 마무리한 뒤 한참 있다가 퇴근을 한다. 그런데 주차장에 가는 길에 실내 연습장에서 소리가 나 가보면, 늘 이재상이 홀로 남아 훈련을 하고 있었다. 그 모습을 생각하니, 어린 선수가 다친 게 안타깝다"고 심경을 밝혔다.

이재상은 스프링캠프 귀국 인터뷰에서, 히어로즈 선배 김하성(샌디에이고)의 길을 따라가고 싶다는 당찬 포부를 밝혔다. 배짱이 있어 보였다. 프로 첫 홈런을 특급 에이스 김광현(SSG)을 상대로 치기도 했다. 분명 가능성, 자질을 갖췄다.

아쉽지만 부상도 경험이다. 재발 방지를 위한 생각을 정리하며 잠시 쉬어가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 같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