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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넷→도루→안타→도루→안타→도루. 운명의 5회. 옛 동료 약점을 파고든 LG의 발야구[잠실 포커스]

[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LG 트윈스의 발야구는 살아있었다. 발톱을 숨기고 있었을 뿐이었다.

4월에 너무 많은 도루를 했던 LG 트윈스는 5월에 도루 시도를 줄였다.

4월 26경기서 무려 64번의 도루를 시도해 39번 성공, 도루 성공률이 60.9%에 그쳤던 LG는 5월엔 29일까지 21경기서 도루 시도를 25번으로 줄였다. 15번 성공으로 성공률은 60%로 여전히 좋지 않았다.

줄어든 이유는 상대가 LG의 도루에 많은 대비를 하기 때문이다. 투수들의 퀵 모션이 빨라졌고, 인터벌도 길게, 짧게 다르게 하면서 LG 주자들의 도루 타이밍을 뺏는다. 당연히 견제도 많이 한다.

이렇게 대비를 하는데 굳이 뛸 필요가 없었다. 투수와 포수, 수비수들이 신경을 쓰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상대를 괴롭히고 있기 때문.

그런 LG가 30일 잠실 롯데 자이언츠전서 달리고 달렸다.

도루를 할 수 있는 여건이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상대 선발이 사이드암 투수인 한현희였고, 포수는 도루 저지율이 낮은 유강남이었다.

유강남은 올시즌 25번 허용, 4번 저지로 도루 저지율이 1할3푼8리에 불과했다. 지난해 LG 시절의 도루 저지율 1할7푼3리보다 낮은 수치. 한현희도 올시즌 6번의 도루를 허용했고, 1번만 저지시켰다.

LG는 적극적으로 뛰어 공격의 활로를 뚫었다. 1-0으로 앞선 3회말 선두 9번 신민재가 내야안타로 출루한 뒤 1번 홍창기 타석 때 2루 도루에 성공했다. 접전 상황이라 롯데측이 비디오 판독을 신청했으나 손이 더 빨랐다. 하지만 이후 홍창기의 투수 번트 안타 때 투수 한현희의 글러브 토스가 옆으로 굴러가는 것을 본 신민재가 홈까지 파고들었다가 아웃.

LG는 5회말에만 무려 3개의 도루를 집중시키며 롯데 수비진을 허탈하게 만들었고, 득점에도 성공해 앞서나갔다.

선두 8번 박해민이 볼넷으로 걸어나간 뒤 곧바로 2루 도루에 성공했다. 9번 신민재는 희생번트를 실패했지만 좌전안타를 쳐 무사 1,3루의 찬스를 이었고, 1번 홍창기 타석 때 또 2루 도루를 성공시켰다. 포수 유강남의 송구를 투수 한현희가 3루 주자를 의식해 커트했는데 타이밍상 2루에 제대로 송구가 됐더라도 세이프될 확률이 높아 보였다. 안타-도루-안타-도루로 만든 무사 2,3루서 홍창기의 중전안타로 3-1. 이어 홍창기까지 2루 도루에 성공하며 또 찬스를 만들었다. 홍창기는 이 도루로 4년 연속 두자릿수 도루에 성공.

LG가 도루 4개를 기록한 것은 5월엔 처음이었다. 4월엔 2일 KT전서 무려 5개의 도루를 성공시킨적이 있었고, 12일 롯데전과 20일 NC전서 4개씩을 기록했었다. 12일 롯데전도 상대 포수는 유강남이었다. 당시엔 오스틴이 도루 실패를 한 적이 있었지만 이번엔 4번 성공에 실패가 없었다.

유강남은 이날 경기전 으로선 LG의 발야구가 두려움으로 다가올지도 모를 일이다. 잠실=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